‘마라톤 사관학교’ 건대 황규훈 감독, 삼성전자 지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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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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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사관학교’의 교관이 실업 최강 삼성전자에서 대한민국 마라톤의 부활을 지휘한다.

삼성전자 육상단은 5일 황규훈 건국대 감독(59·사진)을 사령탑에 앉혔다. 삼성전자는 남자 한국기록(2시간7분20초) 보유자 ‘봉달이’ 이봉주와 여자 한국기록(2시간26분12초) 보유자 권은주 이후 침체된 팀 및 한국 마라톤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유망주 제조기’ 황 감독을 전격 영입했다.

황 감독은 1970년대 1500m와 5000m에서 한국기록을 수립하는 등 한국의 간판 중장거리 선수였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국가대표 코치를 한 뒤 1989년부터 모교 건국대를 맡아 마라톤 유망주를 다수 길러냈다. 김이용과 형재영, 장기식, 오성근, 제인모, 엄효석, 전은회, 정진혁, 백승호…. 실업에서 성공한 선수도 있고 중간에 사라진 선수도 있지만 건국대를 졸업할 당시만 해도 ‘제2의 황영조(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평가되는 선수가 많았다. 삼성전자가 황 감독을 영입한 배경에 이런 기대주를 제대로 잡아 마라톤 간판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황 감독은 건국대에서 직접 조련한 김민(23)과 백승호(22), 고준석(22) 등 젊은 유망주를 국제 경쟁력이 있는 2시간6분대 선수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2시간6분대를 달리려면 5000m를 13분대, 1만 m를 28분대에 달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게 황 감독의 지론. 이번에 삼성전자에 둥지를 틀게 된 백승호는 2010년 5000m에서 13분42초98의 한국기록을 세웠고 올 7월 1만 m에서 28분25초19를 기록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에 입단한 김민도 5000m 기록이 13분51초12다. 황 감독은 “마라톤은 시간이 필요하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일을 낼 수 있도록 잘 조련하겠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고 손기정 선생과 황영조,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이봉주 등으로 이어진 한국 마라톤의 영광을 재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 육상단의 임상규 전 감독은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고 남자 경보팀 이민호 수석코치와 여자 마라톤팀 김용복 코치는 유임됐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육상#마라톤#황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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