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지 않은 1992년…롯데, 졌지만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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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3일 07시 00분


22일 오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2012 팔도 프로야구 PO 5차전'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린다. 경기전 롯데 양승호 감독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22일 오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2012 팔도 프로야구 PO 5차전'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린다. 경기전 롯데 양승호 감독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롯데, 아쉬움 남기고 가을야구 아듀

롯데는 2년 연속 플레이오프(PO)에서 SK에 2승3패로 패해 한국시리즈(KS)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같은 성적표를 받았어도 그 느낌은 사뭇 다르다. 올해 롯데의 가을야구는 과거 4년과 달리 아쉬움보다 감동을 남겼다. 취임 2년차를 맞은 양승호 감독의 ‘기다림’의 미학이 거둔 성과였다. 한때 1위까지 넘봤지만 9월 들어 7연패와 5연패를 번갈아 당하며 4위도 위태로웠다. 양 감독은 10월 2일에야 가까스로 4위를 확정하는 고난을 감수하며 포커스를 두산과의 준PO에 맞췄다.

과거와 달리 ‘치열한 도전’에 나선 롯데에 운도 따랐다. 준PO 1차전 박준서의 대타 동점홈런, 2차전 용덕한의 결승홈런이 그랬다. 4차전에서도 기적처럼 사직구장 징크스를 깨고 역전승해 3승1패로 두산을 깨고, 최근 5년 연속 도전 끝에 포스트시즌(PS) 첫 관문을 통과하는 데 성공했다.

정대현과 김성배를 축으로 한 ‘양떼불펜’이 제대로 작동하며 SK와의 PO까지 PS 5승 중 4승을 역전승으로 장식했고, 이 중 3승을 연장전에서 챙겼다. 다만 사도스키의 부상 이탈로 PO부터 선발진 운용이 벽에 부딪쳤고, 불펜의 과부하로 이어졌다. 강민호 조성환을 비롯한 타자들의 연쇄부상도 양 감독의 팀 운영을 어렵게 만들었다.

그러나 열세라는 평가 속에 PO를 3차전까지 2승1패 우세로 끌고 가는 등 5차전까지 몰고 갔다. 13년만의 KS 진출 문턱에서 멈췄지만 ‘급할수록 돌아간’ 양 감독의 인내의 용병술은 PS 들어 정대현, 김성배의 활약으로 보답 받았다.

비록 1승이 모자라 KS행 티켓을 SK에 내줬지만 롯데의 2012년은 최악의 조건에서 최고의 치열함을 보여준 시즌으로 기억될 것이다. 4번타자 이대호, 에이스 장원준 없이도 롯데는 야구계의 예상을 웃도는 성적표와 경기력을 보여줬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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