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 “내가 좀 건방을 떨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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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2일 07시 00분


정근우. 스포츠동아DB
정근우. 스포츠동아DB
스윙폭 줄이고 끈질기게 만만디승부
“PO 5차전 SK쪽으로 분위기 기울 것”


‘다부지게, 끈질기게, 악착같이’ 비룡야구의 첨병인 ‘날쌘돌이’가 돌아왔다.

SK는 메이저리그식으로 표현하자면, ‘매뉴팩처(manufacture·발 빠른 주자의 출루 후 도루, 번트, 희생타 등을 통해 장타 없이도 점수를 뽑아내는 것)’에 강하다. 큰 경기의 박빙 승부마다 이 장점은 빛을 발해 왔다. 그리고 부동의 1번 타자 정근우는 SK식 야구의 시발점이었다.

하지만 19일 플레이오프(PO) 3차전 직후 그는 “정근우 답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4타수 무안타의 결과 때문이 아니었다. 4타석 가운데 3타석에서 3구 이내 승부로 물러났고, 스윙 폭도 컸다는 평가였다. 심기일전한 정근우는 20일 PO 4차전에서 4타수4안타 1볼넷으로 날았다. 5타석 출루는 역대 포스트시즌 1경기 최다출루 타이기록이다.

그는 “사실 내가 좀 건방을 떨었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공·수·주 능력이 두루 탁월한 정근우는 팔방미인 야구선수의 대명사였다. “야구가 내 맘대로 잘 되니까, 나도 모르게 야구를 쉽게 생각한 것 같아요. 3차전 끝나고 많은 생각을 했어요. 다부지게, 끈질기게, 그리고 악착같이…. 이제 2009년의 정근우로 돌아가려고요.” 2009년은 그가 0.350의 타율에 도루 53개를 기록하며, 생애 최고의 활약을 한 해였다.

정근우는 4차전에서 자신과의 다짐을 지켰다. 5회초 홈에서 완벽한 세이프 타이밍임에도 “다부지게” 슬라이딩을 하며, 파이팅을 보여줬고, 7회초 풀카운트까지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안타를 쳤다. 이후 2루에서 포수 견제에 걸리고도 포기하지 않고 “악착같이” 뛰어서 3루 도루에 성공했다. ‘악바리’로 돌아온 그는 “5차전에서는 우리 쪽으로 분위기가 올 것”이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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