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해에 타점왕… 대호 日서도 대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9일 03시 00분


4번타자로 전경기 출전… 홈런-장타력 2위 올라

‘빅 보이’ 이대호(오릭스)가 퍼시픽리그 타점왕을 확정하며 일본 프로야구(NPB) 데뷔 첫해를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이대호는 8일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한 이대호는 91타점을 기록하며 2위 나카무라 다케야(79타점·세이부)와의 격차를 12점으로 벌렸다. 일본에 진출한 국내 타자로는 첫 타이틀 획득이다.

그동안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한국 타자들은 한 차례도 개인 타이틀을 차지하지 못했다. 일본 투수들의 유인구와 칼날 같은 제구력에 고전한 탓이다.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2004년 일본 데뷔 첫해엔 타율 0.240, 홈런 14개에 그치며 체면을 구겼고 2005∼2007년 3년 연속 홈런 30개 이상을 기록했지만 타이틀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국내 프로야구 출신 타자로는 처음 일본 무대를 밟았던 이종범은 팔꿈치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대호의 일본 무대 출발은 불안했다. 4월엔 일본 투수들의 유인구 위주 승부에 고전하며 타율 0.233, 홈런 2개에 그쳤다. 하지만 적응기는 한 달이면 충분했다. 이대호는 5월에 8홈런 19타점을 기록하며 타격감을 되찾았다. 월간 리그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몫이었다. 올스타 팬 투표에서도 1루수 부문 리그 2위에 오르며 팬들에게 인정을 받았다. 7월엔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시즌 두 번째 월간 MVP에 선정됐다.

이대호는 최하위로 처진 팀 성적에도 불구하고 전날까지 홈런 2위(24개), 타율 10위(0.286), 출루율 5위(0.367), 장타력 2위(0.474)로 분전했다. 비록 홈런에서 나카무라(27개)에게 뒤져 2위에 그쳤지만 MVP급 활약을 펼치며 한국 프로야구 타격 7관왕의 자존심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일본 프로야구#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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