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박주영, 일대일서 넣었어야지…

  • Array
  • 입력 2012년 9월 12일 07시 00분


박주영. 스포츠동아DB
박주영. 스포츠동아DB
키워드로 본 졸전의 원인

제파로프·게인리히에 한국 수비진 농락
기성용·김보경 등 올림픽 멤버 몸 무거워
박주영, 종료직전 일대 일 슛 불발 탄식
고요한 실수연발 오른쪽 풀백 또 숙제로


타슈켄트 참사로 이어지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한국이 11일(한국시간) 타슈켄트 파크타코르 센트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우즈베키스탄과 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은 2승1무로 승점 7이 됐다. 잔디나 기후 등 외적환경이 녹록치 않은 원정길에서 1무를 올린 게 나쁜 결과는 아니다. 그러나 경기내용이 너무 안 좋았다. 결과는 2-2였지만 경기는 우즈베키스탄이 압도했다. 종료 직전 박주영이 완벽한 단독 찬스를 잡았지만, 아쉽게도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졸전의 원인을 키워드로 분석해본다.

○지한파

K리그를 경험했던 제파로프, 카파제, 게인리히 3인방에 대한 경계령은 계속 제기됐다. 제파로프는 공격형 미드필더, 카파제는 무사예프와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게인리히는 후반 20분 교체 투입됐다. 한국은 주장 완장을 차고 나온 제파로프의 킥에 철저히 농락당했다. 한국이 코너킥만 내줬다하면 불안할 정도로 그의 킥은 날카로웠다. 한국이 허용한 2골 모두 제파로프의 왼발 코너킥에서 시작됐다. 제파로프는 좌우로 볼을 배급하며 공격의 시발점 역할도 톡톡히 했다. 다른 지한파도 한국 선수들을 끈질기게 괴롭혔다. 이근호는 후반 중반 카파제의 팔꿈치에 가격당해 쓰러졌고, 게인리히는 후반 최전방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한국 수비를 위협했다.

○올림픽

대표팀 최강희 감독은 런던올림픽 동메달 주역들을 대거 발탁했다. 올림픽을 거치며 기량이 급성장한 이들이 대표팀에서도 한 몫을 해 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기대 이하였다. 선발 출전한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과 왼쪽 날개 김보경 모두 몸이 무거웠다. 기성용은 올림픽 때 보여줬던 안정감 있는 수비가 실종됐다. 올림픽에서 강행군을 한 뒤 영국과 우즈베키스탄을 오가며 컨디션 난조에 빠졌다. 이른바 올림픽 후유증인데 이를 빨리 털어 내야 기성용, 김보경도 살고 대표팀도 산다.

○공존

초미의 관심사였던 이동국-박주영의 공존이 성사됐다. 박주영이 후반 26분 이근호와 교체돼 들어가며 둘은 20여분 간 호흡을 맞췄다. 투 톱은 아니었다. 이동국-김신욱이 투 톱을 섰고 박주영은 김보경과 함께 좌우 측면에 배치됐다. 박주영은 종료 직전 완벽한 일대일 찬스에서 슛이 골키퍼 정면에 막혀 땅을 쳤다. 이동국은 우즈베키스탄전에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후반 12분 왼쪽에서 넘어온 박주호의 크로스를 받아 침착하게 왼발로 트래핑한 뒤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A매치 29호 골. 최강희호 출범 후 4골로 득점 선두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이동국에게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득점 외에는 인상적인 몸놀림이 없었다. 패스는 끊기기 일쑤였고 위치선정도 안 좋았다.

○오른쪽

오른쪽 풀백은 이번에도 최강희 감독의 숙제로 남았다. 최 감독은 부임 후 오른쪽 풀백 자리에 오범석, 신광훈, 최효진 등을 번갈아 기용했다. 누구도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이번에는 고요한을 발탁해 선발로 낙점했지만 고민만 더 깊어졌다. 고요한은 상대 왼쪽 미드필더 카사노프에게 꼼짝도 못했다. 전반에 몇 차례 돌파를 허용한 뒤에는 자신감까지 떨어져 실수를 연발했다. 한국은 오른쪽 측면이 계속 뚫리면서 경기 내내 우즈베키스탄에 주도권을 내줬다.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