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INTERVIEW] “정신 차려!” 코치님의 호통 이젠 눈에 불 켜고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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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5일 07시 00분


두산 ‘믿을맨’ 홍상삼은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자랑하며 최강 셋업맨으로 떠올랐다. 마무리 프록터의 가장 든든한 보디가드 역할도 그의 몫이다. 스포츠동아DB
두산 ‘믿을맨’ 홍상삼은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자랑하며 최강 셋업맨으로 떠올랐다. 마무리 프록터의 가장 든든한 보디가드 역할도 그의 몫이다. 스포츠동아DB
믿을맨 150km 광속구·포크볼 타자 압도
0.168 피안타율 1위…올시즌 완벽부활

흐리멍덩 성격 탓 정명원 코치의 꾸지람
이젠 ‘누구든 이길 자신 있다’ 배짱 키워
불펜서 첫 풀타임…막바지 팀 4강 올인!


두산 홍상삼은 올 시즌 최강 셋업맨 중 한명이다. 43경기에 등판해 4승2패1세이브17홀드, 방어율 2.22를 기록 중이다. 52.2이닝 동안 55삼진을 잡았고, WHIP는 1.06이다. 그의 주무기는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강력한 직구다. 188cm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직구와 포크볼로 타자를 압도한다. 피안타율 0.168은 오승환(삼성)보다 낮은 리그 1위다. 올 시즌 활약은 팀 내서도 예상 못했던 ‘깜짝 돌풍’이다. 자신의 말처럼 ‘땜방 선발’에서 ‘믿을맨’이 됐다. 홍상삼 특유의 배짱과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몸의 회복이 빨라요! 천생 불펜이죠!

-팔에 근육통이 생겼다면서 좀 어때?

“시즌 내내 괜찮았는데, (8월 24∼26일) 사직 롯데전 마치고 좀 안 좋았어요.”

-그동안 아픈 적 없었잖아?

“지금도 괜찮아요. (1∼2일) SK전 때도 던지려고 준비했는데, 감독님이 쉬라고 하셨어요.”

-불펜에서 이렇게 잘 던질 거라 생각했어?

“아뇨. 1군에 들어갈 확신도 못했어요. 시즌 초에 목표도 세울 수가 없더라고요. 제가 생각해도 이렇게 잘 던질 수 있다는 게 놀라워요.”

-불펜이 너랑 잘 맞는 것 같다.

“제가 몸의 회복이 빨라요. 그래서 연투해도 큰 무리가 없고, 몸을 푸는 것도 공 몇 개 던지면 되고요. 이게 큰 장점 같아요. 짧은 이닝을 집중해서 전력투구 하는 것도 저랑 맞고요.”

-스퀴즈 이야기 좀 해보자. 8월 26일 롯데전에서 한 이닝에 스퀴즈를 두 차례나 허용했어.

“두 번 다 느낌이 있었어요. 초구에 두 번 모두 번트를 했는데, 제가 대처를 잘 못했죠.”

-어떤 점이 아쉬웠나?

“번트를 대면 무조건 내가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야수가 잡으면 늦으니까. 첫 번째 번트는 너무 서둘러서 실책을 했어요. 예상 못했던 게 아니었는데 동점을 내줬죠. 두 번째 번트 때는 3루주자가 너무 빨랐어요. (김)주찬이 형이잖아요.”

○무조건 한가운데 낮게 보고 던져요!

-올해는 컨트롤이 많이 좋아졌다.


“타깃을 변경했어요. 그냥 한가운데를 보고 던져요. 그게 스트라이크가 많이 나오는 이유죠.”

-모든 공을 한가운데 보고 던지나?

“네. 구종은 네 가지인데 직구와 포크볼이 대부분이죠. 가운데 낮게, 높게 보고 던지니까 높낮이의 변화가 생겨 좋은 점도 있고요.”

-지난해는 어땠나?

“대부분의 투수처럼 저도 포수의 미트를 보고 바깥쪽, 몸쪽에 멋진 공 던지려고 했죠. 올해는 그냥 한가운데 보고 던지자고 마음먹었죠.”

-한가운데는 위험하잖아?

“괜찮아요. 컨트롤이 별로여서 한가운데를 보고 던져도 한가운데는 별로 없어요. 좌우로 조금씩 공이 움직이니까 오히려 좋은 공이 되더라고요.”

○투구폼이 하루하루가 달랐다!

-지난해 부진했다. 1군에서 6경기밖에 못 뛰었어.


“투구폼을 잃어버렸어요. 스피드가 140km도 안나오고, 어떻게 던져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야구를 그만해야 하나’, 그런 생각도 했었죠.”

-어떻게 투구폼을 찾았나?

“쉽게 생각했어요. 이론적으로 복잡하게 가니까 더 힘들어지더라고요. ‘다리 들고, 팔 뒤로 뻗고, 최대한 앞에서 때린다.’ 마음속으로 폼을 쉽고 간편하게 만들었어요.”

-그게 지금의 폼인가?

“그런 것 같아요. 충암고 다닐 때부터 저는 매일 폼이 달랐어요. 그래서 꾸준함이 모자랐고, 남들에게 믿음도 주지 못했죠. 이젠 저만의 리듬과 밸런스를 조금은 찾은 것 같아요.”

○책임감이 생기면서 눈에 불을 켜고 던지죠!

-팀 내 위치가 많이 올라갔다. 어떤가?


“책임감을 조금씩 느끼고 있어요. 별 볼일 없던 내가 팀 승리를 지키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는 게 가끔은 신기하기도 하고요.”

-정명원 코치에게 꾸지람도 많이 들었다면서?

“네. 코치님이 화내시는 것은 제 정신력이죠. 제가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약간 그런 식이거든요. 코치님은 그걸 지적하셨어요. 실력보다 위에 있는 게 정신력이라고요. 저보고 눈에 불을 켜고 던지라고 하셨죠.”

-요즘은 눈에 불을 켜고 던지나?

“네. 불이 들어옵니다. 팀을 위해 던진다는 느낌이 커요. 1구, 1구가 좀더 신중해졌어요.”

-내년에는 불펜에서 더 잘할 것 같은가?

“올해는 정신없이 던졌어요. 불펜에서 풀타임도 처음이고 모든 게 새롭죠. 올해 경험을 했으니까 잘 준비하면 내년이 좀더 낫겠죠.”

○9월의 목표는 4강!

-시즌이 막바지다. 9월의 목표는?


“4강에 갈 수 있도록 잘 마무리하는 거죠. 몇 등이 될지 모르겠지만 4강은 무조건 가고 싶어요.”

-상대해본 타자 가운데 힘든 타자가 있었나?

“저는 타자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제 공을 던지는 데만 집중하죠. 제 공만 던지면 누가 타석에 있어도 이길 자신 있어요.”

-입단할 때 꿈은 무엇이었나?

“저는 특별한 꿈이 없었던 것 같아요. 해마다 올해처럼 막연하게 시작했어요.”

-지금은 어떤가?

“지금 꿈은 현 상태를 놓치지 않는 거죠. 지금처럼 계속 팀에서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되는 거고, 지금 투구폼과 지금 생각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갖고 싶은 타이틀도 있을 텐데.

“이제 1년 반짝했는데요, 뭘. 제 스스로 저를 인정할 때 개인목표를 생각해보려고요. 불펜투수니까 열심히 해서 언젠가 100홀드는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홍상삼은?

▲생년월일=1990년 2월 13일
▲키·몸무게=188cm·85kg(우투좌타)
▲출신교=영일초∼충암중∼충암고
▲프로 입단=2008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전체 20순위) 두산 지명·입단
▲2012년 연봉=5000만원
▲2012년 성적(3일까지)=43경기·4승2패1세이브17홀드·방어율 2.22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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