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주차장 1할은 여성 전용 ‘여친의 도시’

  • Array
  • 입력 2012년 9월 1일 07시 00분


전북 익산시는 익산야구장을 제공해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의 개최권을 따냈다. 사진 제공|한국여자야구연맹
전북 익산시는 익산야구장을 제공해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의 개최권을 따냈다. 사진 제공|한국여자야구연맹
■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 유치 익산시

70여년 전 전쟁의 포화 속에 최초의 여성야구팀이 탄생했다. 처음에는 아무도 그들을 주목하지 않았다. 눈요깃거리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러나 그들은 녹색 다이아몬드에서 남성들 못지않은 감동을 그렸다.

1992년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 톰 행크스와 지나 데이비스, 그리고 마돈나가 출연한 ‘그들만의 리그’가 미국에서 개봉됐다. 1940년대 중반 테드 윌리엄스 등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들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자, 미국 사업가들은 여자선수로 구성된 프로리그를 창설했다. 처음에는 미니스커트에 글러브와 배트를 들고 야구를 하는 여성들을 호기심으로 바라봤던 팬들은 그들이 펼치는 진정한 야구에 매혹된다.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 대해 평단과 관객은 폭발적 성원을 보냈다. 가장 남성적인 스포츠로 여겨졌던 야구에서 여성들이 보여준 각본 없는 드라마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크게 환호했다.

전라북도 익산. 공영주차장 10면 중 하나는 여성을 위한 곳이다. 도심 인도와 공원, 시내 곳곳에는 유모차를 위한 보행공간이 조성돼 있다. 익산은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2009년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됐다. 2012년 익산은 매년 봄가을로 한국여자야구대회를 유치했다. 여성친화건강도시 익산에서 열리는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다.

이한수 익산시장은 “프로야구 열기를 여자야구로 이어지도록 하겠다. 야구를 통해 여성친화도시 익산의 면모를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여성에 주목하고 존중한 익산에서 열리는 뜻 깊은 야구 축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