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 전역’ 김기희 서둘러 투입…포지션 지시도 깜빡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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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3일 07시 00분


김기희. 스포츠동아DB
김기희. 스포츠동아DB
■ 홍명보 감독의 ‘동메달 뒷담화’

“기희가 나중에 물어봐…나도 당황했지
팀내 정신나간 친구? 누군지 알고있다”


홍명보 감독이 22일 결산 기자회견에서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따기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몇몇 비화를 들려줬다.

가장 폭소를 자아낸 부분은 김기희(대구·사진)가 3,4위전에서 교체 투입될 당시였다.

김기희는 그 때까지 유일하게 1분도 뛰지 못해 한국이 동메달을 따도 병역법에 따라 병역혜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국이 일본에 2-0으로 앞서자 종료 4분 전 홍 감독은 김기희를 투입했다. 동메달도 따고 18명 모두 병역혜택을 받는 해피엔드로 마무리됐다.

홍 감독은 “일본전 말미에 김기희를 넣으면서 시간이 얼마 없으니 최선을 다하고 힘든 선수들을 도우라고 했다. 그런데 정작 어느 포지션에서 뛰어야 하는지를 말해주지 않았다”며 아찔했던 순간을 고백했다. 이어 “김기희가 나중에 어디에 서야 하느냐고 묻기에 나도 당황했다. 그게 전술적인 가장 큰 실수였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팀 내 분위기메이커를 묻는 질문에도 홍 감독의 재치가 돋보였다.

그는 “선수단 내에 정신 나간 친구들이 몇 명 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그러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겠다. 그 선수에게 실례가 되지 않나. 누군지는 안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홍 감독은 마지막 3,4위전 상대가 일본이라는 점이 결과적으로 득이 됐다고 봤다.

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 때 4강에 오른 뒤 이만하면 됐다며 안주했던 측면이 있다. 그래서 터키와의 3,4위전에서 11초 만에 실수로 선제골을 허용했다. 이런 이야기를 선수들에게 해 줬다. 일본이 아니라 다른 팀을 만났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 메달에 대한 욕심과 함께 꼭 이기겠다는 승부근성을 발휘했다. 일본은 축구를 잘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더 강하다. 그게 한일전 승패를 갈랐다”고 분석했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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