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전 승리로 女축구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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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2일 07시 00분


이영주. 스포츠동아DB
이영주. 스포츠동아DB
■ 오늘 U-20 여자대표팀 조별리그 2차전

“명색히 월드컵인데 중계도 안하고
말로만 르네상스…무관심에 오기”


U-20 여자대표팀이 첫 승에 도전한다.

한국은 22일 저녁 일본 사이타마 코마바 스타디움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B조 이탈리아와 두 번째 경기를 갖는다. 한국은 나이지리아와 1차전에서 0-2로 패했다. 8강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탈리아를 잡아야 한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왼쪽 발등 부상을 입은 여민지의 회복 속도가 더뎌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이소담 등 대체 자원들의 몸 상태가 좋다. 선수들은 나이지리아 전 패배를 딛고 강한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이탈리아의 상황은 더 나쁘다. 브라질과의 1차전 경기에서 종료 직전 실점하며 다잡은 경기를 놓쳤다. 미드필더 페데리코 디 크리시오와 코라두 코라디니 감독이 퇴장 당했다. 주전 공격수 리사 알보르게티가 왼쪽 발목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정성천 감독은 “경기능력은 우리가 훨씬 낫다.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국내의 무관심 딛고

‘주장’ 이영주(20·한양여대·사진)는 “축구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를 잡고 국내 축구팬들에게 승전보를 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속내에는 아쉬움도 있다. TV 중계가 잡히지 않는 데 따른 서운함을 에둘러 표현했다.

월드컵 중계권은 SBS가 갖고 있다. SBS는 20일 열린 북한과 노르웨이 경기를 생중계했다. 하지만 정작 ‘한국 대표팀’의 경기는 생방송으로 볼 수가 없다. 녹화 방송을 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유가 있다. 프로야구 중계에 밀린 탓이다. 한국의 경기 시간은 공교롭게도 야구 시간대와 겹친다. 경기를 치른 나이지리아를 비롯해 이탈리아 전은 오후 6시에 열린다. 26일(일) 열리는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는 4시20분에 시작된다. 야구가 우천으로 취소돼야 ‘운’ 좋게 생방송을 접할 수 있다. 하늘의 뜻이다.

선수들은 사랑과 관심에 목마르다. 자국 대표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 몰려든 수백의 나이지리아가 부러울 정도. 한국의 관중은 30여명이 채 되지 않았다. 조직적인 응원은 없었다.

한국은 2010년 U-20 여자월드컵 3위와 U-17 여자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여자축구의 르네상스가 도래했다고 야단법석이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관심은 싸늘하게 식어갔다. 선수들은 알고 있다. 관심을 얻기 위해서는 ‘승리’ 뿐이라고. 그래서 이탈리아 전 승리가 더욱 간절하다.

사이타마(일본)|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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