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를 울면서 버틴 국영이…이번 올림픽 네 몫까지 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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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6일 07시 00분


박종우. 스포츠동아DB
박종우. 스포츠동아DB
부상낙마 한국영 절친 박종우의 눈물

393분.

올림픽대표팀 미드필더 박종우(23·부산 아이파크·사진)와 한국영(21·쇼난 벨마레)이 지난 1년 간 그라운드를 함께 누볐던 시간이다.

둘은 작년 10월7일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에서 나란히 올림픽팀 데뷔전을 치렀다. 홍명보 감독은 당시 A대표팀과 중복 차출 문제로 기존 자원을 거의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박종우와 한국영의 수비형 미드필드 조합을 시험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두 선수는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 진공청소기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박종우는 6월29일 런던올림픽 최종명단 발표 전까지 553분, 한국영은 580분을 뛰었다. 18명만 뽑는 최종엔트리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 둘은 경쟁자이면서 동반자였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고, 서로 밀어주고 당겨줬다

운명은 잔인했다. 둘 중 한 명만 올림픽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게 됐다. 한국영은 최근 그를 괴롭혀온 왼쪽 발등 골절부상으로 24일(한국시간) 중도 하차가 결정됐다. 대신 정우영(23·교토상가)이 발탁됐다. 한국영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 북에 “울면서 참고 버틴 하루하루가 너무 아깝잖아. 6주 전부터 금이 가 있는 발을 만지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했던 말이 ‘얼마든지 부러져도 좋으니 올림픽까지만 버텨줘’ 이 말이었는데”라며 애통함을 드러냈다.

박종우는 한국영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2009년 12월, 한국영과 같은 부위에 부상을 당했었다. 통증이 심해 그해 이집트 U-20월드컵에 낙마했고, 그 여파로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때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박종우는 최근 한국영에게 당시 경험담을 들려주며 힘을 북돋워졌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박종우는 한국영을 위해 죽을힘을 다해 뛰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기분이 많이 안 좋다. 저를 많이 따르고 저도 좋아하는 후배였다. 경기력 면에서 많이 도움이 됐다. 큰 책임감이 생기는 게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남은 올림픽은 (한)국영이를 위해 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뉴캐슬(영국)|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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