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의 도발, 황선홍은 그냥 웃었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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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6일 07시 00분


포항 황선홍 감독(왼쪽)과 서울 최용수 감독이 15일 미디어데이가 끝난 뒤 서로 끌어안으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포항 황선홍 감독(왼쪽)과 서울 최용수 감독이 15일 미디어데이가 끝난 뒤 서로 끌어안으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포항 원정은 홀가분하게…” 발언에
부진 빠진 포항선수들 자극제 노림수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44) 감독은 얼굴은 붉혔지만 속으론 웃고 있었다. 포항과 서울은 1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미디어데이를 가졌다. 17일 열리는 K리그 16라운드의 출사표를 발표하기 위해서다.

먼저 말문을 연 황 감독은 “선두 서울을 상대로 반전 기회를 삼겠다”고 했다. 서울을 상대로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서울 최용수 감독(39)의 발언에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최 감독은 14일 성남을 꺾고 “포항 원정을 홀가분하게 다녀오겠다”는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이 황 감독을 자극했던 것이다.

황 감독은 “최 감독의 발언을 처음 들었다. 서울의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했던 말이겠지만, 자존심이 상하는 것은 사실이다. 홀가분하다는 얘기는 포항을 쉽게 생각하는 것이다. 얘기 듣고 울컥하는 게 있다. 승부는 승부다. 물러설 생각이 없고 혼신의 힘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최 감독은 수습에 나섰다. 그는 “연승을 하고 있고 선수들이 자신감에 차 있어 신나게 해줄 생각이었다. 경기 전까지 홀가분하게 준비하겠다는 발언이었다”고 진화에 나섰다.

황 감독은 얼굴을 붉혔지만, 최 감독의 도발을 기대하고 있었다. 황 감독은 14일 인천과 경기를 앞두고 서울전 얘기를 꺼냈다. 그는 “최 감독이 내일 기자회견에서 도발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선수들이 최 감독의 발언에 승부욕을 가졌으면 하는 취지. 포항은 선수들이 부진에 빠지며 15라운드 현재 9위(승점19·5승4무6패)에 처져있다. 시즌을 앞두고 우승 후보 중 한 팀으로 거론됐으나,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으며 고전하고 있다. 황 감독의 바람대로 선수들이 따라줄지 여부는 17일 알게 된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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