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16일 UFC 페더급 경기에서 더스틴 포이리에를 꺾고 옥타곤 철망 위에 걸터앉아 손을 흔들어 관중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브라보 초크로 4라운드 1분 7초 만에 포이리에를 제압한 정찬성은 경기 후 챔피언 도전 의사를 표시했다. UFC 제공
“챔피언 나와라!”
‘코리안 좀비’ 정찬성(25·코리안탑팀)이 종합격투기의 메이저리그인 UFC 챔피언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찬성은 16일 미국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에서 열린 ‘UFC 온 퓨얼(ON FUEL) TV’ 페더급 경기에서 최근 5연승으로 상승세이던 더스틴 포이리에(미국)를 4라운드 1분 7초 만에 조르기 기술로 꺾었다.
UFC에서 3연승을 달리며 종합격투기 전적 13승 3패가 된 정찬성은 경기 직후 옥타곤(8각의 철창) 안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나는 조제 아우두(알도)를 원한다. 이제는 아우두를 불러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챔피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아우두(브라질)는 UFC 페더급 챔피언이다. 종합격투기 전적 21승 1패인 아우두는 최근 7년 가까이 패한 적이 없는 절대 강자다. 평소 정찬성의 열렬한 팬을 자처하던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경기 후 곧바로 정찬성에게 타이틀 도전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화이트 대표는 “다음 타이틀전은 코리안 좀비에게 돌아간다”고 밝혔다. 정찬성은 7월로 예정돼 있는 아우두-에릭 코크(미국) 경기의 승자에게 올해 말쯤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정찬성의 타이틀 도전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도전 상대와 날짜가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이트 대표가 이야기한 이상 성사 가능성은 높다고 볼 수 있다.
앞선 두 경기에서 화끈한 승리를 거둔 정찬성은 ‘브라보 초크’라는 흔치 않은 기술로 포이리에의 항복(서브미션)을 받아내면서 다시 한 번 그의 진가를 입증했다. 브라보 초크는 상대 겨드랑이 사이로 끼운 팔로 상대 앞 목을 감싸 조르면서 다른 한 팔로 뒷목을 죄어 질식시키는 것으로 주지쓰 고수인 에디 브라보가 즐겨 쓴 기술이다.
항복 받아낸 ‘브라보 초크’ 정찬성(위)이 16일 UFC 경기에서 브라보 초크 기술로 포이리에를 제압하며 항복을 받아내고 있다. 목조르기 기술 중 하나인 브라보 초크는 실전에서 보기 드문 고난도 기술이다. UFC 제공정찬성은 4라운드 초반 전광석화 같은 오른손 어퍼컷과 왼손 훅에 이은 플라잉 니킥으로 포이리에의 균형을 무너뜨린 뒤 브라보 초크로 경기를 끝냈다. 정찬성은 “지난번에는 운이 좋았다는 얘기가 많았다. 나도 그때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아니다”고 말했다. 화려한 기술로 승리를 장식한 정찬성은 이번 대회의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와 ‘서브미션 오브 더 나이트’에 선정되면서 8만 달러(약 9300만 원)의 두둑한 보너스를 챙겼다. 정찬성은 지난해 3월 UFC 데뷔전에서 격투기 교본에서나 볼 법한 트위스터 기술로 상대의 항복을 받아냈고 같은 해 12월에는 UFC 역대 최단시간 타이인 7초 만에 KO승을 거뒀다. 정찬성의 트위스터는 UFC 역대 1호로 기록돼 있다. 함께 출전한 ‘황소’ 양동이(28·코리안탑팀)는 브래드 타바레스(미국)에게 심판 전원 일치의 판정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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