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tter Interview]김현수 ‘4할도 못 치는 쓰레기’는 NO!…“난, 3할타자 맹구가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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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2일 07시 00분


1996년 한국시리즈 4차전. 현대 정명원(현 두산 투수코치)이 해태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작성하는 순간, 한 소년의 가슴 속에선 야구선수의 꿈이 꿈틀댔다. 그리고 16년 뒤 소년은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최고 타자로 성장했다. 두산 김현수는 이제 ‘한국의 푸홀스’를 꿈꾼다. 스포츠동아DB
1996년 한국시리즈 4차전. 현대 정명원(현 두산 투수코치)이 해태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작성하는 순간, 한 소년의 가슴 속에선 야구선수의 꿈이 꿈틀댔다. 그리고 16년 뒤 소년은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최고 타자로 성장했다. 두산 김현수는 이제 ‘한국의 푸홀스’를 꿈꾼다. 스포츠동아DB
3할? 당연한 줄 알지만 힘든 기록
팬들 ‘사못쓰’ 별명 안 불러줬으면…

올핸 최다안타 타이틀 가장 욕심나
시즌 목표? 당연히 3할타자입니다


‘2012 팔도 프로야구’가 대장정의 막을 올렸다. 스포츠동아는 새로 단장한 트위터 인터뷰 시즌2의 첫 주인공으로 두산 김현수(24)를 선정했다. 2006년 신고선수로 프로생활을 시작해 최고의 반열에 오른 국가대표 외야수. 30년간 한 발, 한 발 내디뎌 어느새 700만 관중 돌파를 목표로 달리고 있는 한국프로야구와 꼭 닮아있다. 지난해 팀의 가을잔치가 무산되는 아픔을 뒤로 하고 절치부심한 그는 “날 믿어준 두산에, 그리고 야구를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타자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친필 사인볼의 당첨자는 @fullbase_ @wlgus6916 @rkdgnsdk다.(스포츠동아는 새 시즌에 맞춰 트위터 인터뷰 대상선수에게 공통적으로 ‘30년 뒤에 그리는 나의 모습은?’이라는 질문을 던지기로 했다. 더 활기차고 희망찬 프로야구 30년을 만들어가자는 취지다.)

-동계훈련에 중점을 두고 보완하려 한 것? 그리고 보완이 됐나요?(m2mhub)

“5대5예요. 50%는 성공인데, 50%는 고민이 너무 많았던 것 같아요. 원래 (타격)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폼을 만들었던 건데, ‘왜 내 폼은 이렇게 엉성하지?’라고만 생각한 거죠. 이제 우직하게 (타격)타이밍에만 집중하려고요.”

-타석에 설 때 어떤 마인드로 서는지요.(Giants_jsh)

“같은 맥락인데 언제부턴가 타석에서 몸쪽은 이렇게 치고, 바깥쪽은 이렇게 치자고 ‘생각’을 하고 있는 거예요. 앞으로는 예전처럼 무심타법으로 돌아가려고요.”

-2012년 꼭 해보고 싶은 타이틀은?(RYcouple)

“최다안타(2008년 168개·2009년 172개) 한 번 더요.”

-타격기계로 돌아오겠다고 선언했는데 라이벌은 누구인가요?(wlgus6916)

“7개 구단 중심타선이 모두 라이벌인데, (최)형우 형(삼성)이 장타력에서 저보다 앞선다고 생각하고요. (정)근우 형(SK)? 예전에 최다안타(2008∼2009년)를 두고 싸운 적이 있어서.”

-올 시즌 목표치를 구체적으로요.(fdfd16)

“저는 항상 타율 3할입니다.”

-김현수에게 3할이란?(lucktoo1013)

“정말 어려운 도전이다. 제가 3할 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는데 절대 쉽지 않습니다.”

-몸이 날렵해졌는데 올해 도루 몇 개까지 예상하십니까.(ks8939)

“이토 (수석)코치님이 30개를 목표로 20개를 하라고 하셨는데, 10개만 해도 성공입니다.”

-살을 많이 빼셨던데 달라진 점이 있나요?(SWEET_EJIHYUN)

“잘못 알려져 있는 게 제가 홈런타자가 되기 위해 살을 찌운 게 아니에요. 원래 시즌 몸무게를 101∼102kg 정도로 유지하는데, 시즌 끝나자마자 너무 많이 먹어서 110kg까지 쪘어요. 그래서 뺐고요. 예전보다 말라 보이는 건 체지방이 줄고 근육량이 늘어서 그렇습니다.”

-다이어트 성공비결은? 어떤 음식이 가장 유혹적이었나요?(goodie_kidxx)

“비결은 웨이트트레이닝이고, 모든 음식이 유혹적이었습니다.(웃음) 3주간 식단 조절을 했는데, 일주일쯤 지나고부터 저녁마다 A4 용지에 먹고 싶은 음식을 쓰기 시작했어요. 한 번에 3장 나오더라고요.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은 김치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ghj6758)

“2007년 개막경기(4월 8일 대구 삼성전)였는데, 당시 임창용 선배를 상대로 데뷔 첫 안타를 쳤어요. 그때 그 공을 받지 못한 게 좀 아쉬워요. 아마 임창용 선배의 볼을 친 국내 몇 안 되는 타자가 아닐까.(웃음) 지금은 (한국리그에) 안 계시니까요.”

-야구선수로서 꿈꾸는 최고의 순간은요?(TimLincecumSF55)

“한국시리즈 우승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제가 플라이로 잡고 환호하면서 마운드 위로 달려가는 순간!”

-롤모델이 있나요?(fullbase_)

“앨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요. 야구를 잘 하는 것도 있지만, 얘기를 들어보면 야구 외적으로도 팬들에게 친절하고 모범이 되는 A급 선수더라고요.”

-딱 하루만 몸을 바꿀 수 있다면 어느 팀, 어느 선수와 바꾸고 싶은가요?(wlgus6916)

“오승환(삼성). 사실 어릴 때 마무리 투수를 꿈꿨어요. 뭐든 매조지하는 걸 좋아했거든요. 중학교 때도 선발로 나가면 완투하고, 아니면 무조건 뒤에 나갔죠.”

-자선축구대회 때 보니까 완전 거미손이던데 야구 말고 했을 것 같은 종목은?(Yonglaa)

“배구나 농구? 종목 안 가리고 스포츠를 좋아하시는 아버지 영향을 많이 받아서 뭐든 운동을 했을 것 같아요. 그래도 그 중에서 야구가 가장 좋았어요.”

-야구를 하게 된 계기가 뭔가요.(rlagustnqkqh)

“똑똑히 기억나는데 정명원 코치님이 1996년 해태전(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노히트노런을 하신 거예요. 그 모습을 보고 ‘아빠, 나 야구할래!’라고 했어요. 정말 멋있었어요.”

-입단 후 50번이 남는 번호여서 택했다고 하던데 지금은 어떤 의미가 됐나요.(_shortstop)

“맞아요. 2006년에는 신고선수라 90번을 달고 1경기 출장했고요. 이듬해 50번이 남아서 달았어요. 사실 전 백넘버에 큰 의미를 두진 않는데, (유니폼 가슴팍에 달린 두산 엠블렘을 가리키며) 여기에 먹칠하면 안 된다는 생각은 늘 합니다.”

-야구의 매력은?(aimable_u)

“우리 팀 선수 중 누군가가 지고 있던 9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 이후 실투를 놓치지 않고 동점홈런을 치는 것!”

-항상 긍정적인 것 같은데 비결이 뭔가요?(chaelee3_3)

“보통 사람보다 리셋(reset)이 빨라요. 터득한 건 아니고 부모님이 그렇게 키워주셨어요. 성적이 안 좋으면 당사자가 가장 기분이 안 좋은데, 집에서까지 야단맞으면 더 힘들어지잖아요. 저희 부모님은 언제나 ‘고생했다’가 끝이었어요. 정말 감사드려요.”

-연습생 신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voraos)

“진정한 연습생 신화는 장종훈 코치님죠. 전 아직 크고 있는 단계고. 그래도 좋은 모습 보여서 연습생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기계, 맹구 말고 불러줬으면 하는 별명은요?(rkdgnsdk)

“맹구가 좋아요. ‘사못쓰(4할도 못 치는 쓰레기의 줄임말)’는 안 들었으면 좋겠고, ‘김치로’도 의도하지 않은 별명이고. (최)정이 형(SK)의 ‘소년장사’ 같은 별명이 전 좋더라고요.”

-야구선수로서, 그리고 인간 김현수의 최종 목표는?(Chacha_R_S)

“박수칠 때 떠나는 게 목표예요. ‘아니다’ 싶을 때 과감히 내려놓을 수 있는. 그래서 쏟아 부을 수 있을 때 다 쏟아 부으려고요. 인간 김현수로는 야구를 그만뒀을 때 가족과 함께 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팬들에게 전할 친필 사인볼을 들고 활짝 미소 짓는 김현수. 그는 올 시즌 최다안타 타이틀 재탈환에 대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사진 제공|두산 베어스
팬들에게 전할 친필 사인볼을 들고 활짝 미소 짓는 김현수. 그는 올 시즌 최다안타 타이틀 재탈환에 대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사진 제공|두산 베어스

○30년 뒤에 나의 모습은?

“30년 뒤면 쉰여섯인가요? 잊혀지지 않았으면 좋겠네요.(웃음) 그리고 야구를 진정으로 즐겼던 선수,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했던 선수였단 말을 듣고 싶어요.”

김현수는?

▲생년월일=1988년 1월 12일
▲출신교=쌍문초∼신일중∼신일고
▲키·몸무게=188cm·100kg(우투좌타)
▲프로 입단=2006년 두산 신고선수 입단
▲통산 성적(2011년까지)=621경기 2220타수 720안타(타율 0.324) 74홈런 405타점 372득점 33도루
▲수상 경력=2008년 타격·최다안타·출루율 1위, 2009년 최다안타 1위, 2008∼2010년 골든글러브(외야수)
▲국가대표 경력=2008베이징올림픽(금메달), 2009월드베이스볼클래식(준우승), 2010광저우아시안게임(금메달)
▲2012년 연봉=3억원


정리|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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