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리그에 입성한 시민구단 광주 FC가 2일 현재 5경기 무패(3승 2무) 행진을 벌이며 승점 11로 수원 삼성(승점 12·4승 1패)에 이어 16개 팀 중 2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까지 유일하게 패배가 없다.
특히 지금까지 터뜨린 8골 중 4골이 후반 막판에 터져 나올 정도로 뒷심을 자랑하고 있어 프로야구에서 역전의 명수로 이름을 날리던 광주 연고의 해태 타이거스(현 KIA)를 연상케 하고 있다. 광주는 지난달 18일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1-2로 뒤지던 후반 42분 주앙파울로의 페널티킥에 이어 5분 뒤 슈바의 결승골로 짜릿한 뒤집기 승을 거뒀고 1일 강원과의 홈경기에서도 0-1로 뒤지다 인저리타임이 적용되던 후반 48분 복이의 골로 무승부를 만들었다. 지난해 11위로 마쳤지만 이젠 어지간해선 지지 않는 팀이 됐다.
광주는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준다’를 제1모토로 내세웠다. 프로야구 KIA가 광주와 호남을 넘어 사실상 ‘전국구’ 구단으로 도약했듯 광주도 시민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만희 광주 감독(56·사진)은 “야구로 쏠린 팬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모든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한순간의 성적보다는 박진감 넘치고 재밌는 경기로 팬들에게 ‘광주 축구’를 각인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최 감독은 다른 팀에서 기존 선수를 스카우트하기보다는 대학을 졸업한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렸다. 빠르고 새로운 색깔로 팬들에게 다가서기 위해서다. 광양서초교-광주북성중-금호고를 거쳐 울산대를 졸업한 이승기(24) 같은 프랜차이즈 스타도 만들고 있다. 최 감독도 광주 서석초-동성중-전남기계공고를 거쳐 중앙대를 나온 광주 토박이다.
최 감독은 “훈련이나 경기 때 90분을 120분 뛰듯 막판에 집중하라고 강조한다. 젊은 선수들이라 역시 투지가 넘친다. 그래서 막판에 골이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구단의 어려움을 감안해 팀 미팅 때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스티브 잡스 등 역경을 딛고 일어선 인물 스토리를 자주 꺼낸다. 희망을 가지고 함께 도약하자는 뜻에서다.
CMB(지역케이블)광주방송이 전 경기를 생중계하고 KBC(광주민방)가 10경기를 생중계할 정도로 광주는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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