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하늘로 띄운 승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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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일 07시 00분


경기 전날 동료가 부친상을 당해 수원 선수들은 오른 팔에 검은 완장을 차고 나왔다. 수원|박화용 기자
경기 전날 동료가 부친상을 당해 수원 선수들은 오른 팔에 검은 완장을 차고 나왔다. 수원|박화용 기자
곽광선 부친상…선수들 검은띠 착용
임경현 훈련중 큰 부상도 투혼 자극


수원 선수들에게 1일 서울과의 홈경기는 단순한 라이벌 전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아픔을 당한 동료들에게 꼭 승리를 선물해야 했다.

수원 수비수 곽광선(26)은 경기 전날인 3월31일 갑작스레 부친상을 당했다. 곽광선은 경고 누적으로 어차피 이날 경기에 뛸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 사고 소식을 듣기 전까지 누구보다 훈련에 열심히 참여하며 동료들을 응원하고 독려했다. 그런 곽광선이 장례식장으로 향하며 마음 아파하는 모습을 본 수원 선수들은 정신력을 재무장했다. 수원 선수들은 이날 오른팔에 검은 띠를 두르고 나왔다. 미드필더 박현범(25)은 “어제 오전에 선수들이 광선이 형 일을 알게 됐다. 힘들어하는 형을 위해 반드시 승리하자는 이야기를 선수들끼리 나눴다”고 밝혔다. 수원 선수단은 경기 후 클럽하우스에 짐을 푼 뒤 곧바로 경남 진해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미드필더 임경현(26)은 경기 전날 훈련 도중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훈련 전날 큰 부상 선수가 나오면 분위기가 뒤숭숭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선수들의 의지를 더 불태우는 촉매 역할을 했다. 골키퍼 정성룡(27)은 “경현이를 위해서라도 꼭 이기고 싶었다. 나 뿐 아니라 동료들도 그랬을 것이다”고 말했다. 언론과 팬의 관심이 집중된 빅 매치를 앞두고 수원에 연이어 발생한 악재. 그러나 수원 선수들은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으로 짜릿한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수원|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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