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tter Interview]김병현, 내 공 잘 칠것 같은 선수? 이승엽 김태균 이종범!

  • Array
  • 입력 2012년 3월 23일 07시 00분


넥센 김병현은 스포츠동아와의 트위터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 시절의 에피소드와 가족에 대한 사랑, 야구에 대한 열정 등을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넥센 유니폼을 입고 목동구장 잔디 위에 앉은 그의 모습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목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넥센 김병현은 스포츠동아와의 트위터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 시절의 에피소드와 가족에 대한 사랑, 야구에 대한 열정 등을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넥센 유니폼을 입고 목동구장 잔디 위에 앉은 그의 모습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목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는 추억이자, 전설이었다. 야구팬들은 2000년대 초반 그의 만화 같은 마구에 웃고, 울었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핵잠수함’은 이제 과거의 미국 어느 항구에 머물던 기억을 거부한다. 한때 녹슬었던 표면을 벗기고, 툴툴거리던 엔진도 손을 보며 멋진 첫 출항을 준비하고 있다. 22일 목동에서 ‘BK’ 김병현(33·넥센)을 만났다. 팬들의 정성스러운 질문에 그 역시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며 응답했다. 김병현의 친필 사인볼을 받을 행운의 주인공은 @ice8ok, @fdfd16, @Yen_p다.

월드시리즈 홈런장면 TV만 틀면 나와
끝내기 안타는 리베라가 맞았는데…

중독성 강한 배드민턴·축구 가끔 즐겨
바르샤 메시는 레벨 다른 고수 중에 고수

잊고 싶은 기억? WBC 여권분실 사건
역대 최고 투수는 선동열 최동원 선배님!


-2005년 콜로라도 시절 제프 켄트와 빈볼 다툼 당시 전혀 위축되지 않았는데, 실제 속마음은?(@flwy33)

“켄트가 욕을 하고, 거친 플레이를 많이 했어요. 원래 전날 맞혔어야 되는데 우리 팀 선수가 못 맞혔죠. 걘 욕먹고…. 저도 선발인데 맞히기 싫죠. 하지만 사인이 났었으니까 팀을 위해 미리 준비하고 갔죠. 아니나 다를까, 켄트가 마운드로 걸어 나오더라고요. 그 친구가 뭔가를 하면, 맞고만 있을 수 없으니 시작을 했겠지만….(당시 동료선수들은 김병현이 태권도 유단자라서 그를 말렸다고 한 적이 있다) 태권도 유단자(2단)라고 싸움 잘 하는 건 아니잖아요. 결과야 붙어봐야 아는 거니까….”

-2001년 월드시리즈에서 홈런을 맞았을 때와 우승했을 때 기분은?(@wagon008)

“그때 마이크 모건을 비롯해 은퇴를 앞둔 동료들이 있었어요. 다들 우승반지 얘길 했어요. 영어를 이제 슬슬 알아들을 때라서 계속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초를 쳤잖아요. 정말 미안했죠. 우승하고는 정말 다행이다 싶었어요. 개인만 생각하면 ‘내년에 또 잘하면 되지’ 했는데, 그게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더라고요. 웃긴 게 뭐냐 하면, 마리아노 리베라가 끝내기 안타 맞았는데 기억하는 건 제가 마운드에 주저앉아 있는 장면이에요. 미국에서도 TV에서 그것만 틀어주니까…. 뭐 틀어주는 사람 마음이긴 한데. 하하.”

-우승반지는 어떻게 보관 하고 있나요?(@ice8ok)

“애리조나 때 것은 아버지께서 어디 은행에 보관하신다고 했는데, 정확히는…. 전화해서 한번 여쭤봐야 할 것 같아요. 애리조나 때 것은 야구박물관 생기면 기증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보스턴 때 반지도 사실 지금 어디에 있는지 잘 몰라요. 제가 모으고 챙기는 것을 원래 잘 못해서요.”

-딸 민주양이 나중에 커서 야구선수와 결혼을 한다고 하면 허락하실 건가요?(@Yen_p)

“야구선수도 사람 따라서 다르겠죠. 저 같은 사람 만났으면 좋겠어요. 자기 여자에게 잘 하는 사람이요. 지금의 저는 OK인데, 그 전의 저를 만난다면 권해주고 싶진 않고.”

김병현이 기발한 질문의 주인공 3명에게 선물할 친필 사인볼 3개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목동|김민성 기자
김병현이 기발한 질문의 주인공 3명에게 선물할 친필 사인볼 3개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목동|김민성 기자


-다른 운동을 즐기시는 것이 있는지요?(@TimLincecumSF55)

“축구와 배드민턴이요. 축구는 지인들과 가끔 해요. 배드민턴도 중독성이 있더라고요. 야구랑 축구, 배드민턴, 격투기(UFC) 보는 것을 좋아해요. 좋아하는 축구팀은 FC바르셀로나. 메시는 레벨이 다른 것 같아요. 고수 중에 진정한 고수죠.”

-가장 기대되는 후배 투수는요?(@NoiseCrow)

“(강)윤구요. 그간 부상 때문에 제대로 던진 적이 없었는데, 좋아질 가능성이 많아 보여요. 윤구는 룸메이트인데 눈치를 안 봐서 좋아요. 제가 ‘빠릿빠릿’하고, 옆에서 비위 맞추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해서요. 제가 방에 들어가기 전에도 불 꺼놓고 자고 그래요. 하하.”

-현역 최고의 투수와 역대 최고의 투수는 누구라고 생각하세요?(@juny9312)

“윤석민(KIA), 류현진(한화)이 잘 던지죠. 그런데 예전 선배들에 비해 압도적인 느낌은 조금 덜한 것 같아요. 랜디 존슨과 같은 그런 느낌이요. 개인적으로 보면 송은범(SK), 차우찬(삼성)도 좋은 공을 던져요. 역대로는 선동열, 최동원, 김시진 감독님, 정민태 코치님, 옛날의 (임)창용이 형이 최고 투수들이죠.”

-가장 고마운 사람과 미안한 사람은?(@Yen_p)

“두 질문 다 어머니, 아버지요. 이렇게 좋은 몸을 물려주셔서 감사하고. 그런데 이 몸을 간직하지 못하고 부상 당하고 그래서 죄송해요. 원래대로라면 전 아직도 잘 하고 있어야 하는데…. 예전에는 정말 위에 섰다는 자부심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잘못된 운동으로 좋았던 능력들이 점점 떨어진 것 같아요.”

-존경하는 분은 누구신지?(@Yoon_Melody)

“해태 시절 선동열 감독님이나 이강철 코치님처럼 따라하고 싶은 분들은 있었어요. 특히 선동열 감독님은 진짜 좋았을 때 내려오셨잖아요. 전 그게 안됐으니 아쉽죠.”

-야구인생에서 지우고 싶은 순간은?(@Dfpro00)

“2회 WBC 여권분실 사건 때요.”

-3회 WBC 출전하실 생각은?(@ssoonssooni)

“정말 가고 싶어요. 그땐 여권 꼭 갖고 가야죠.”

-김병현 선수 공을 가장 잘 칠 것 같은 선수는?(@skids91)

“(이)승엽(삼성) 형. (김)태균(한화)이. 그리고 이종범(KIA) 선배님이요. 나이가 드셨어도 이종범이란 사람은 제 기억에 대단한 분으로 남아있거든요.”

-박찬호 선수와 자신의 차이점은?(@fdfd16)

“운동을 열심히 한다는 것은 같고요. 성격은 좀 다른 것 같아요. 찬호 형은 자기관리를 정말 잘해요. 야구 외적인 관리도 잘하고…. 반면 전 야구 외적으로 관리를 잘 못해요. 찬호 형은 영리하고 똑똑하고 여러 개를 생각하지만, 저는 여러 개를 생각 못해요. 좀 멍청한 거죠, 뭐. 하하.”

-꼭 루킹 삼진을 잡아보고 싶은 타자는?(@WNSTJFDK)

“그런 건 없었는데…. 예전에 이치로(일본)랑 상대할 때는 진짜 재밌었어요. 인정하는 타자니까…. 저를 기분 좋게 만드는 타자들이 있어요. 방망이 잡고 있는 순간 위압감이 느껴지는 선수들이요. 강타자들이 물론 재밌어요. 메이저리그에서는 몇 명 있었어요.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 배리 본즈 이런 선수들은 네임 밸류도 있고, 더 집중하게 되거든요. 그러고 보니 제가 하위타선에 좀 약했던 것 같아요. 월드시리즈 때도 투 아웃 잡아놓고, 정신 줄을 놨던 것 같고.”

-언더스로가 된 계기는?(@Leejungse)

“중학교 3학년 때요. 만약 오버핸드로 계속했더라도, 지금보다는 나았을 것 같아요. 물론 미국에는 안 갔을 수도 있지만…. 제가 나온 수창초등학교가 광주 금남로 근처였어요. 그 쪽에서 데모를 많이 했거든요. 데모하는 아저씨들 돌 던지는 것을 보면서 저도 한번씩 따라해 봤는데, 제가 아저씨들보다 더 잘 던졌던 것 같아요. 하하.”

-먼 미래의 일이겠지만 은퇴 후 계획은?(@Yen_p)

“사회생활도 해봤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사람한테 속는 경우도 있고…. 예전에는 생각 안했는데 야구쪽 일을 해도 재밌을 것 같아요. 야구 하면서 보니 아까운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그런 어린 선수들이 잘하는 모습을 보면 저도 좋을 것 같아요.”

○스포츠동아 독자들께 한마디=스포츠동아를 창간 이후 잘 보고 있습니다. 항상 번성하시고, 좋은 야구 기사들, 우리 넥센 선수들 기사 많이 다뤄주세요. 스포츠동아 파이팅입니다!

목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