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룡 선방 퍼레이드 쿠웨이트 공세에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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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일 07시 00분


정성룡(왼쪽)이 29일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수차례 선방으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상암|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정성룡(왼쪽)이 29일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수차례 선방으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상암|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쿠웨이트전 숨은 영웅 정성룡

최강희호가 소집됐을 때만 해도 예상은 정확히 반반이었다. 최근 경험 등에서 월등했지만 벤치의 첫 시선은 그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딱 한 자리뿐인 주전 골키퍼를 놓고 경합한 정성룡(수원)과 김영광(울산)은 이번 소집 기간 내내 치열한 선의의 경쟁을 해야 했다.

“(정)성룡이도 훌륭하지만 최근 모습은 (김)영광이가 좀 더 나아 보였다.”

최강희 감독이 누구를 콕 짚어 얘기한 건 아니었지만 솔직히 김영광 쪽에 무게가 실린 발언이었다. 그래서일까. 25일 최강희호의 데뷔전이었던 우즈베키스탄 평가전을 앞두고 김영광의 선발 출전이 예고됐고, 그대로 이뤄졌다.

다시 찾아온 또 한 번의 시험대.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쿠웨이트전은 기준을 달리할 수밖에 없었다. 단 한 판으로 향후 4년의 운명이 결정되는 대표팀에게 필요한 것은 경험이었다. K리그 무대에서 녹록치 않은 활약을 펼쳐 온 김영광의 실력이 결코 부족한 건 아니지만 최소 승점 1을 추가해야 하는 상황 속에 실점을 최소화해야했다.

고민 끝에 내린 벤치의 선택은 결국 정성룡이었다. 출전에 대한 희망이 꺾이면서 내심 속상했을 김영광도 2살 어린 후배의 등을 다독이며 “멋지게 선방하라”고 격려했단다.

좋은 판단이었다. 불안한 조직 속에 우왕좌왕 흔들리던 전반전을 무사히 무실점으로 마칠 수 있었던 건 정성룡의 역할이 컸다. 전반 2분 알 에브라힘의 슛을 잘 막아낸 정성룡은 5분 뒤에도 아크 정면에서 시도한 상대 공격수의 날카로운 중거리 포를 펀칭으로 처리했다.

거의 일방적인 공세에 휘말리던 불편한 흐름은 정성룡의 선방으로 조금씩 균형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문전이 안정되자 평정심을 되찾았고, 반격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다.

대표팀 소집 직전, 소속 팀 수원 삼성의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만났을 때 “주전도 좋고, 후보도 좋다. 내가 맡은 역할은 결코 잊지 않겠다”는 각오를 전한 정성룡의 말은 2월29일 결과로 증명했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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