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봉’소식이 봄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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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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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의혹’ 찬바람 속 봉중근 조기 복귀설 솔솔“마무리 맡을 수도” 기대감

승부 조작 파문에 휩싸인 LG에 한 가닥 희망을 던져주고 있는 봉중근이 20일 일본 이시카와 전지훈련 도중 활짝 웃고 있다. 이시카와=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승부 조작 파문에 휩싸인 LG에 한 가닥 희망을 던져주고 있는 봉중근이 20일 일본 이시카와 전지훈련 도중 활짝 웃고 있다. 이시카와=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LG는 이른바 ‘비(非)관심구단’이었다. 이택근(넥센)과 조인성(SK), 송신영(한화) 등 주축 선수들은 대거 팀을 떠났고 보강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도 하위권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언론의 관심도 예년에 비해 급격히 줄었다.

그렇지만 프로야구 승부 조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LG 선수 2명이 승부 조작에 연루됐을지도 모른다는 검찰 발표가 나온 뒤 LG는 뜨거운 취재 경쟁의 장이 됐다. 각 신문사 및 방송사 기자들이 매일 LG 훈련장을 찾는다. 선수단 숙소에 무작정 찾아와 카메라를 들이대는 경우도 있었다.

우울한 소식만 들리던 LG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비치고 있다. 왼손 에이스 봉중근(32)의 개막전 복귀가 현실화된 것이다. 지난해 6월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를 받은 봉중근은 당초 올해 7월경 복귀가 예상됐다. 그런데 회복 속도가 놀랍다. 이미 불펜 피칭을 시작했고 19일에는 60개나 투구를 했다. 통증은 전혀 없었고 볼 끝도 괜찮았다. 현재 상태대로라면 4월 7일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될 것이 유력하다.

이를 가장 반기는 사람은 김기태 감독이다. 김 감독은 “올해 우리 투수진의 키는 (봉)중근이가 쥐고 있다. 중근이가 건강하게 돌아와 불펜의 축이 된다면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불펜 요원으로 쓰다 구위가 좋다면 마무리를 맡길 수도 있다”고 했다.

뒤늦은 가정이지만 만약 봉중근이 지난해 아프지 않았다면 LG는 무난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을 것이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그는 언제든 10승을 할 수 있는 투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5월 중순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팀도 그대로 내리막을 탔다.

봉중근은 “수술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공을 내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 구속이 145km까지만 나오면 마무리 투수에 도전해 볼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만난 임창용(일본 야쿠르트)에게서 마무리의 매력을 들은 뒤 마무리 변신을 꿈꿔 왔다. 봉중근은 “내 성격이 상당히 와일드한 편이다. 또 책임감을 갖고 뭔가를 마무리하는 걸 좋아한다. 선수단에 믿음을 줄 수 있는 마무리 투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시카와=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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