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끓는 최희섭, 완도서 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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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8일 07시 00분


부활 꿈꾸며 10일 완도 KIA 잔류군 캠프 합류
팀 복귀 후 설도 잊은채 배트 잡을 몸만들기
차가운 바닷바람…그러나 그만큼 절박한 곳
“야구로 팀에 속죄…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최희섭이 10일 KIA 잔류군이 훈련하고 있는 전남 완도로 떠난다. 그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몸 만들기에 땀을 쏟은 덕분에 예상보다 빨리 기술훈련을 시작하게 됐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최희섭이 10일 KIA 잔류군이 훈련하고 있는 전남 완도로 떠난다. 그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몸 만들기에 땀을 쏟은 덕분에 예상보다 빨리 기술훈련을 시작하게 됐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애리조나의 강렬한 태양은 없다. 대신 남도의 바닷바람을 벗 삼아 배트를 휘두를 각오다. 2008년 시즌 후 부활을 위해 산을 달렸다면 이제 섬에서 모랫길을 뛰고 바람을 향해 스윙을 한다.

말보다는 야구로 사죄하겠다는 강한 의지. KIA 최희섭이 10일 전남 완도로 떠난다. 애리조나 캠프에 참가하지 못한 KIA 잔류군은 4일부터 전남 완도에서 훈련하고 있다.

최희섭은 9일까지 체력 훈련을 끝내고 10일 완도로 떠난다. 지난달 18일 팀 합류 이후 23일 만에 기술훈련 돌입이다. 예상보다 진도가 빠르다. 최희섭은 그동안 설 연휴기간에도 빠짐없이 몸만들기에 땀을 쏟았다. 오전 9시에 야구장에 나와 오후 4시까지 뛰고 또 뛰었다.

최희섭은 “10일 완도로 떠난다. 그동안 타격을 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 왔다. 이제 본격적으로 배트를 잡을 수 있게 됐다. 1999년 미국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후 2월에 한국에 남아있는 건 처음인 것 같다. 날씨가 상당히 춥지만 열심히 뛰면 어디서든지 땀은 난다”며 웃었다.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못하고 개인적인 문제가 겹쳐 몸은 지치고 마음은 어두웠던 예전과 달리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간혹 웃음을 터트릴 정도로 한층 밝아진 모습이다.

최희섭은 “타격 기술에는 자신감이 있다. 큰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에 애리조나나 오키나와 캠프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 속에서 곪고 있던 모든 것을 다 뱉어낸 느낌이다. 스트레스 없이 열심히 운동을 하니까 몸과 마음 모두 후련하다. 더 열심히 뛰며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사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잔류군 캠프는 해외 전지훈련 명단에 들지 못한 선수들이 모여 있다. 날씨는 춥지만 절박함이 모인 만큼 열의는 따뜻한 애리조나보다 더 뜨거울 수밖에 없다.

지난해까지 팀의 4번 타자였고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던 최희섭이다. 그러나 잔류군 훈련장에서 배트를 다시 잡는다는 것에 행복을 느끼고 있다. 또 한번 새로운 출발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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