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축구]종료 57초전 대역전 터치다운… ‘슈퍼 뉴욕’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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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잉글랜드와의 슈퍼볼… 4년전처럼 막판에 웃어
주한美대사관 초청 행사… 미식축구팬들 환호 탄식
하프타임쇼 마돈나 무대… 가수 M.I.A. 손가락욕 물의

매닝 두번째 MVP 뉴욕 자이언츠의 일라이 매닝이 슈퍼볼에서 우승한 뒤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매닝은 생애 두 번째 MVP를 수상했다. 인디애나폴리스=AP 연합뉴스(왼쪽), 짜릿한 터치다운 뉴욕 자이언츠의 러닝백 아흐매드 브래드쇼(오른쪽 사진 좌측 아래)가 6일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루커스 오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46회 슈퍼볼에서 4쿼터
 종료 57초를 남기고 팀을 21-17 역전 우승으로 이끈 터치다운을 성공시키고 있다. 이로써 뉴욕 자이언츠는 슈퍼볼 통산 4번째
 정상에 올랐다. 인디애나폴리스=UPI 연합뉴스(오른쪽)
매닝 두번째 MVP 뉴욕 자이언츠의 일라이 매닝이 슈퍼볼에서 우승한 뒤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매닝은 생애 두 번째 MVP를 수상했다. 인디애나폴리스=AP 연합뉴스(왼쪽), 짜릿한 터치다운 뉴욕 자이언츠의 러닝백 아흐매드 브래드쇼(오른쪽 사진 좌측 아래)가 6일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루커스 오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46회 슈퍼볼에서 4쿼터 종료 57초를 남기고 팀을 21-17 역전 우승으로 이끈 터치다운을 성공시키고 있다. 이로써 뉴욕 자이언츠는 슈퍼볼 통산 4번째 정상에 올랐다. 인디애나폴리스=UPI 연합뉴스(오른쪽)
“아!”

6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과 아메리칸센터.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제46회 슈퍼볼의 승자가 결정되는 순간 환호성과 탄식이 동시에 울려 퍼졌다.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뉴욕 자이언츠의 슈퍼볼을 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과에 모인 80여 명의 팬들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미국인이 아닌 한국인이었다. 140인치의 대형 스크린 속에서는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의 루커스 오일 스타디움에 모인 7만여 명의 팬이 환호하고 있었다. 숫자는 비교할 수도 없었지만 주한 미국대사관의 열기도 미국 현지 못지않게 뜨거웠다.

고교생부터 50대 후반까지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모였다. 대부분 미식축구 선수들이거나 관계자였다.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과는 대한미식축구협회를 통해 참가 신청을 받아 이들을 초대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관람 행사다.

주한 미국대사관 문화·교육담당관 1등 서기관인 브라이언 가이벨 씨(39)는 “미식축구에는 미국의 문화가 담겨 있다. 슈퍼볼을 통해 진짜 미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특히 미식축구에는 수많은 룰이 있다. 선수들이 룰을 철저히 지키는 모습을 통해 미국의 법치주의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미식축구에는 수백 개의 룰이 있다. 규정집만 244쪽에 이른다.

또한 미식축구는 작전의 경기이기도 하다. 석진우 고려대 미식축구부 감독은 “코칭스태프가 구사하는 작전은 1000개가 넘는다. 선수들은 보통 200∼300개의 작전을 머릿속에 넣고 다닌다”고 했다.

오전 8시 30분. NFL에 대한 퀴즈를 풀며 행사가 시작됐다. 이번 슈퍼볼은 양 팀이 4년 만에 만난 리턴 매치인 동시에 톰 브래디(35·뉴잉글랜드)와 일라이 매닝(31·뉴욕 자이언츠)이 최고의 쿼터백 자리를 놓고 벌인 승부여서 흥미를 더했다. 3쿼터 한때 뉴잉글랜드가 17-9로 앞서나갔지만 뉴욕 자이언츠는 필드골을 성공하며 점수차를 좁혀나갔고 종료 57초 전 아흐매드 브래드쇼가 터치다운을 성공하며 21-17로 역전에 성공했다. 4년 전에도 뉴욕 자이언츠는 4쿼터에 역전 우승을 거뒀다.

뉴잉글랜드의 마지막 공격. 브래디의 패스는 실패로 끝났고 뉴욕 자이언츠는 슈퍼볼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40개의 패스 중 30개를 성공한 매닝은 생애 2번째 최우수선수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행사에 참여한 고려대 미식축구부 주장 임채환 씨(24)는 “국내에서는 미식축구를 중계하지 않아 경기를 볼 수가 없다. 많은 사람과 함께 경기를 보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미식축구는 가장 미국적인 스포츠로 불린다. 육탄돌격이 미국의 군사주의를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공정한 룰에 대한 강조, 다양한 작전을 통해 드러나는 창의성은 미식축구의 매력이다. 대구대 신방과 김성해 교수는 “이번 행사가 기업인들이나 마케팅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면 상업적인 의도가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주로 선수들을 초청한 이번 행사를 비판적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 하프타임 때는 팝스타 마돈나가 화려한 무대를 선보였으나 조연으로 등장한 영국의 여가수 M.I.A.가 손가락 욕설을 하는 장면이 여과 없이 전파를 타 물의를 일으켰다. 30초당 350만 달러(약 39억 원)에 달하는 광고에 현대, 삼성 등 국내 기업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미식축구#일라이매닝#톰브래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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