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한국 최고 선수는 누구죠?”… “잘 알면서 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일 03시 00분


전력 탐색위해 한국 온 日배구 감독 우에다 질문에 신치용 감독 슬쩍 피해

한일 배구 명장인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왼쪽)과 일본 남자 대표팀 우에다 다쓰야 감독.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한일 배구 명장인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왼쪽)과 일본 남자 대표팀 우에다 다쓰야 감독.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한국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는 누구죠?”(우에다 다쓰야 감독)

“나는 대표팀 감독이 아니라 대답할 수 없어요.”(신치용 감독)

통역이 끝나자 신 감독이 웃으며 덧붙였다. “잘 알면서 뭘 물어보고 그래.”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 한일 배구 명장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57)과 일본 대표팀 우에다 다쓰야 감독(48)의 대화는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2시간 넘게 이어졌다.

우에다 감독은 1990년을 전후로 일본 리그 베스트6 상을 5년 연속 받은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2005년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그는 2008년 자국 남자배구팀을 16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올려놓으며 일본 배구의 영웅이 됐다. 신 감독은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 배구의 거장. 두 감독은 1991년 한국 대표팀 코치(신 감독)와 일본 대표 선수로 처음 만난 뒤 인연을 이어왔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는 대표팀 감독으로 만나 자웅을 겨루기도 했다. 당시 한국은 준결승에서 일본과 만나 먼저 두 세트를 따냈지만 경기 중 석진욱(삼성화재)이 부상으로 실려 나가면서 2-3으로 아쉽게 역전패했다. 우에다 감독 역시 신 감독처럼 서브 리시브 등 기본기와 수비를 앞세운 조직력을 강조한다.

우에다 감독은 6월 도쿄에서 열리는 런던 올림픽 예선을 앞두고 전력을 탐색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올림픽 특집 방송을 준비하고 있는 일본 민영TV TBS의 취재진도 동행했다. 런던에도 미리 다녀올 예정이다. 그는 “꼭 다시 오겠다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신 감독은 이런 우에다 감독의 노력에 대해 “일본 배구가 올림픽 출전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에 대한 방증”이라고 말했다.

6월 일본 예선에는 한국과 일본을 포함해 8개국이 출전한다. 유럽과 북중미 팀도 참가한다. 이 중 전체 1위와 아시아 국가 중 순위가 가장 높은 팀이 올림픽 티켓을 손에 쥔다. 올림픽 본선에는 12개국이 참가한다.

배구로 시작한 두 명장의 화제는 배구로 끝났다.

“일본이 전체 1위를 하고 한국이 아시아 1위를 하면 제일 좋은 것 아닌가요.”(신 감독)

“한국이 전체 1위를 해도 좋지요. 두 나라가 함께 올림픽에 출전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우에다 감독)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다쓰야#배구#삼성화재#신치용#우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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