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루니에 ‘매 들고’… 만치니, 발로텔리에 ‘떡 주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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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두 감독, 악동 다루는 두 방법

잉글랜드 맨체스터에는 두 명의 ‘악동’ 축구 선수가 있다.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마리오 발로텔리(22)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웨인 루니(27). 그리고 이들이 문제를 일으킬 때마다 깊은 고민에 빠지는 맨시티의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과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있다. 동병상련의 두 감독이지만 이들이 두 악동을 다루는 법은 다르다.

○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준다

발로텔리는 탁월한 골 결정력으로 이탈리아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공격수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심심하다는 이유로 유소년 선수에게 다트를 던지는가 하면 경기 도중 상대 선수를 폭행해 문제아로 낙인이 찍혔다. 잉글랜드 언론은 그의 기행을 보도하기 위해 혈안이 됐다. 하지만 만치니 감독은 “그의 모든 행동을 크게 보도하는 언론이 실망스럽다”며 그를 감쌌다. 발로텔리는 지난해 10월 23일 맨체스터 더비(맨유-맨시티)를 앞두고 집에서 불꽃놀이를 하려다 화재를 일으켜 물의를 빚었다. 하지만 만치니 감독은 그에게 벌을 주는 대신 인내를 택했다. 맨유와의 경기에 그를 선발로 기용했다. 감독의 관용에 보답하듯 발로텔리는 2골을 뽑아내 6-1 대승을 주도했다. 만치니 감독은 “그는 정신만 차리면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다”라며 신뢰를 보냈고 발로텔리도 “만치니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겠다”고 화답했다. 발로텔리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8골을 기록하며 한층 향상된 기량과 성숙함을 보여주고 있어 만치니 감독의 인내가 성공을 거두고 있음을 증명했다.

○ 말 안 듣는 데는 매가 약이다

박지성의 동료 루니는 성격이 불같고 제멋대로 행동하기로 유명하다. 감정 기복이 심한 그는 자신에게 반칙을 범한 선수에게 보복성 태클을 가하거나 심판에게 욕설을 해 퇴장당하며 경기를 망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맨유에는 카리스마로 무장한 퍼거슨 감독이 있다. 원칙을 중시하는 퍼거슨 감독은 스타선수라도 잘못을 하면 어김없이 벌을 준다. 최근에는 루니가 지난해 12월 27일 위건과의 경기 후 무단으로 외출을 한 것이 발각돼 퍼거슨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퍼거슨 감독은 루니에게 주급에 해당하는 2만 파운드(약 3억6000만 원)의 벌금을 내게 함과 동시에 지난해 12월 31일 블랙번과의 경기에서 선발 명단은 물론이고 교체 명단에서도 그를 제외시켰다.

이런 감독들의 상반된 처방에 대해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감독이 선수의 개별적인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춘 지도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허정무 인천 감독은 “어떤 방법이 옳다고 말할 수 없다. 선수의 잘못을 바로잡는다는 목표 아래 내려진 감독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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