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력 키워”…선동열 야구는 ‘근육볼’

  • Array
  • 입력 2011년 12월 27일 07시 00분


KIA 선동열 신임 감독은 내년 1월 전지훈련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체지방률 관리를 주문했다. ‘머니볼’과 비교되는 이른바 ‘근육볼’이 탄생할 조짐이다. 선 감독의 팀 체질개선은 어떤 결과를 낳을까. 스포츠동아DB
KIA 선동열 신임 감독은 내년 1월 전지훈련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체지방률 관리를 주문했다. ‘머니볼’과 비교되는 이른바 ‘근육볼’이 탄생할 조짐이다. 선 감독의 팀 체질개선은 어떤 결과를 낳을까. 스포츠동아DB

전훈 앞두고 선수들에 체지방 관리 주문
올시즌 발목잡은 ‘부상’방지 특단의 조치
안치홍 “배트 스피드·민첩성 향상 기대”

“근육을 늘려라.”

감독이 바뀐 KIA 선수들의 변화는 몸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우람한 어깨와 탄탄한 가슴, 터질 것처럼 탱탱한 허벅지. 흔히 그려지는 운동선수의 몸이다. 그러나 종목의 특성상 야구에는 상상 이상으로 체중이 많이 나가는 통통한 체형, 반대로 매우 마른 체격의 선수도 있다.

KIA 선동열 감독은 내년 1월 전지훈련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체지방률 관리를 주문했다. 그동안 각 구단은 12월과 1월 선수들에게 체중관리를 요구하고, 전훈에 앞서 약속한 몸무게에 실패하면 벌금을 받았다. 선 감독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체지방률과 근력, 근육을 강조하고 있다. 야구만 잘할 수 있다면 뚱뚱한 체형도 관계없다는 ‘머니볼’ 이론과 비교되는 선 감독의 ‘근육볼’은 어떤 결과를 낳을까.

할리우드 톱스타 브래드 피트가 주인공을 맡아 영화로까지 제작된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단장 빌리 빈의 야구철학은 ‘머니볼’로 대표된다. 부자 구단의 절반도 되지 않는 예산으로 대등한 경기를 치르기 위해 다재다능한 선수보다는 단점이 많더라도 한 가지 뚜렷한 장점을 지닌 선수를 스카우트하고 육성하는 전략이다.

2003년 출판된 ‘머니볼’은 2002년 오클랜드가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한 제레미 브라운에 주목했다. 포수로 180cm가 안 되는 키에 100kg이 넘는 뚱뚱한 체형. 다른 구단은 ‘야구선수의 몸’이 아니라며 외면하지만 오클랜드는 뛰어난 출루 능력을 보고 1라운드에 지명했다. 브라운은 메이저리거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오클랜드는 거구의 제레미 지암비(제이슨 지암비 동생)를 2번타자로 활용하는 등 메이저리그에서 선수들의 체형에 관한 상식을 파괴했다.

KIA 사령탑을 맡아 외부보강 없이 기존 전력의 극대화에 치중하고 있는 선 감독은 운동선수가 갖고 있는 가장 중요한 신체적 능력 중 하나인 근력에 주목하고 있다. 체중이 과한 경우는 줄이고, 근력이 더 필요한 선수는 체중을 늘리라는 맞춤형 주문이다. KIA는 올시즌 1위를 달리다 부상으로 4위까지 미끄러졌다. 선 감독은 취임 이후 “부상이 가장 큰 변수”라고 말했다. KIA 선수들에게 체지방을 줄이고 근력을 키우라고 주문한 것은 부상방지와 더불어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최근 무등산에 오르며 꾸준히 체중을 줄이고 근력을 키우고 있는 나지완은 “단순히 체중만 줄이는 게 아니라 지방비율을 낮추고 근육을 키워야 하기 때문에 더 체계적이고 많은 운동량이 필요하다. 체중을 줄이고 근력이 보강되면 부상위험도 낮아지고,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비교적 마른 체형의 윤석민은 꾸준함을 더 키우기 위해 근력운동을 통해 체중을 3kg 가까이 늘리고 있다. 날렵한 몸매의 김원섭도 근력운동으로 몸을 키우고 있다. 안치홍은 “근력을 키워 몸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부상도 방지하고 배트 스피드는 더 빠르게, 수비와 주루에선 민첩함이 더해지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