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손 뗀 손시헌 “이젠 속시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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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7일 07시 00분


손시헌. 스포츠동아DB
손시헌. 스포츠동아DB
캡틴 부담감 훌훌…벌써 훈련 돌입

“민간인으로 돌아온 손시헌입니다.”

군대는 이미 2009년에 제대했는데 스스로를 ‘민간인’으로 표현했다. 2012년 주장 타이틀을 넘기고 평(?)선수로 돌아왔다는 의미였다.

올해 두산 완장은 유난히 무거웠다. 시즌 초반 팀 순위가 7위까지 추락했고, 김경문 감독이 성적에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했다. 개인적으로는 팀 분위기가 최악일 때 몸에 맞는 볼로 갈비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하면서 한 달 넘게 전력에서 이탈했다.

손시헌(30·사진)은 엔트리에 이름이 없었음에도 1군 선수단과 동행했다. 갈비뼈 부상은 뼈가 붙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 외에 딱히 치료법이 없다. 최대한 움직이지 않는 게 중요했지만 선수들을 두고 차마 집에 누워있을 수가 없었다. 그는 만류하는 코칭스태프를 설득해 원정경기도 함께했다.

그러나 시즌이 끝날 무렵 “그동안 표현은 못 했는데 솔직히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개인 성적이 아닌 팀성적에 가장 아픈 게 바로 ‘주장’이다. 1년 내내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것을 알아서였을까. 선수들은 내년 선수단 대표로 손시헌이 아닌 임재철을 꼽았다. 그래도 딱 1표 차이였다. 김진욱 감독도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손)시헌이가 1년 더 주장을 맡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힘을 실어줬었다.

손시헌은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내년 시즌을 위한 담금질에 한창이다. 그는 “예전보다 한 달 정도 일찍 훈련을 시작했다”며 “포스트시즌을 TV 중계로 봐야 한다는 게 정말 힘들더라. 아쉬움이 크지만 올해 경험이 내년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한 가지 다짐을 전했다. “언젠가 다시 주장을 맡아 명예회복을 하고 싶다.” 팀을 끔찍하게 아끼는 그다운 발언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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