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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 ‘예선전 사나이 꼬리표’ 이제 그만!
스포츠동아
입력
2011-11-14 07:00
2011년 11월 14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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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국가대표 축구팀 이근호. 스포츠동아DB
■ 이근호의 파란만장 국가대표 스토리
황태자서 남아공WC 본선 엔트리 탈락 시련
마음 비운 UAE전서 결승골…부활 신호탄
박주영 못뛰는 레바논전 연속 골폭죽 전의
“반짝하기 싫다.”
12일(한국시간) 두바이국제공항. 이근호는 전날 UAE전 결승골 주인공답지 않게 덤덤했다. 운동선수는 언제나 기복을 겪는다. 명이 있으면 암이 있고, 영광 뒤에 좌절이 온다. 이근호는 그 굴곡의 폭이 유독 컸다.
이근호는 박성화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05년 네덜란드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당시 만년 벤치였다. 그러나 2년 후 박 감독이 2008베이징올림픽대표팀 사령탑일 때 중요한 경기마다 골을 터뜨려 주축 공격수로 우뚝 섰다.
A대표팀 허정무호에서는 고비 때마다 득점을 올려 ‘황태자’라 불렸다.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 일등 공신이 이근호였다.
그러나 월드컵 직전 유럽 진출이 무산되면서 내리막을 걸었다. 허 감독은 이근호에게 몇 번 기회를 줬지만 결국 회복하지 못한 채 남아공월드컵 본선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엄청난 충격이었다.
조광래 감독도 이근호를 외면했다. 이근호는 어깨에 힘부터 뺐다. 멋있는 플레이만 하려던 모습을 버렸다.
3월 온두라스와 평가전을 앞두고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러나 대표팀 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동갑내기 절친 박주영은 이미 주장으로 팀의 기둥. 지동원(아스널)과 손흥민(함부르크) 등 쟁쟁한 후배들이 있었다.
소속 팀에서는 잘 하다가도 대표만 오면 몸이 무거워졌다. 이근호는 또 마음을 비웠다. 대표팀에서 인상적인 기량을 보이겠다는 부담을 버렸다.
UAE 전 종료 2분 전 그의 발끝에서 천금같은 결승골이 터졌다. 동료들이 모두 달려와 이근호를 안았다. 그러나 그는 딱 골 세리머니 때까지만 환호했다. 여기서 안주하면 또 ‘아시아 예선의 사나이’에만 머물게 됨을 잘 알고 있기에.
이근호는 15일 레바논 전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박주영이 경고 누적으로 뛸 수 없는 상황에서 조 감독은 “빠른 발을 이용해 수비 뒤로 잘 빠져 들어가는 이근호의 장점을 살릴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근호는 “UAE전 골은 기쁘지만 여운은 길게 가져가지 않겠다. 1골 넣었다고 잘한다고 하면 부담 된다. 자제하고 있다. 아직 레바논전이 남았다”며 각오를 다졌다.
베이루트(레바논)|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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