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빈 32점!…싱겁게 끝난 명가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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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3일 07시 00분


삼성화재 선수들이 2일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를 확정한 뒤 한데 모여 기뻐하고 있다.   대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삼성화재 선수들이 2일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를 확정한 뒤 한데 모여 기뻐하고 있다. 대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고비마다 서브 득점…수비서도 알토란
공격성공률 무려 60% 넘는 ‘괴물 본색’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3-0 꺾고 3연승


“우리가 최강이란 말은 우습다. 올 시즌은 6강1약이다.”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의 전망이다. 그만큼 전체 팀들이 전력 평준화가 이뤄졌다는 의미다. 하지만 2005년 출범한 V리그에서 통산 6번째, 5시즌 연속 정상을 노리는 전통의 배구 명가다운 저력은 여전했다.

2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1∼2012 V리그 남자부 경기. 삼성화재는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25-22 29-27 25-22)으로 완파, 개막 후 3전 전승을 내달렸다. 승부를 앞두고 “선수단 분위기가 침체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던 하종화 감독의 바람과는 달리 현대캐피탈은 1승3패로 고비 탈출에 실패했다. 양 팀 간 역대 통산 전적에서도 삼성화재는 29승14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지켰다.

이번에도 해결사는 3년차 용병 가빈 슈미트였다.

1세트 8득점으로 가볍게 몸을 푼 가빈은 2세트 말미, 26-26 팽팽한 듀스에서 폭발했다. 오픈 2연타로 28-27을 만든 가빈은 상대 세터 권영민을 향해 힘껏 볼을 꽂아 세트를 마무리했다. 2세트에서만 가빈은 백어택 5점을 포함해 16득점을 퍼부어 막강 블로킹 장벽을 자랑한 상대를 머쓱하게 했다.

신장 207cm 높이를 내세운 가빈의 수비도 빼어났다. 현대캐피탈이 표적 삼아 스파이크를 하는 지역에서도 비교적 침착하게 리시브를 했다.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도 빛을 발했다. 리시브 불안으로 코트 외곽으로 흐르는 볼을 잡기 위해 광고판에 부딪히는 걸 감수하고 여러 번 거구를 날렸다.

함께 달려가던 세터 유광우가 자신의 가슴팍에 부딪혀 괴로운 표정을 짓자 악수를 청하는 장면은 또 다른 볼거리. 포커페이스로 정평이 난 신치용 감독은 “이게 바로 에이스의 역할”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가빈은 32득점, 공격성공률 60.78%를 찍는 발군의 활약을 했다. 범실(8회)이 비교적 많았으나 실책 후에는 점수로 확실히 만회를 했다.

3세트 21-20에서 실수로 동점을 내준 뒤 가빈은 오픈 강타와 스파이크 서브로 다시 24-22로 전세를 뒤집었다.

‘몰빵 배구’라는 비아냥에도 불구, 수비까지 되는 가빈은 여전히 ‘알고도 막을 수 없는’ 괴물 본색 그대로였다. 가빈은 “해야 할 몫을 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대전|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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