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섬싱Q] 위기서 빛난 삼성 ‘질식 마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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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일 07시 00분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결정한 한 방이었다. 5차전 4회말 좌월 결승 솔로포를 터뜨린 삼성 강봉규(왼쪽)가 1루를 돌며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것을 확인한 후 주먹을 불끈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김평호 1루코치(71번) 역시 한 팔을 들어 올렸다. 잠실|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 @binyfafa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결정한 한 방이었다. 5차전 4회말 좌월 결승 솔로포를 터뜨린 삼성 강봉규(왼쪽)가 1루를 돌며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것을 확인한 후 주먹을 불끈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김평호 1루코치(71번) 역시 한 팔을 들어 올렸다. 잠실|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 @binyfafa
4차전 안지만 호투, 최대 고비 넘겨
KS 팀 방어율 1.43…마운드의 승리
신명철 강봉규 결정적 한방 ‘해결사’

철벽같은 삼성 마운드의 완승이다. 한국시리즈 내내 삼성은 수많은 위기를 맞았지만 놀라운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의 투혼도 삼성의 벽을 넘지 못했다. 삼성은 내년에도 강한 마운드가 그대로 건재하고 젊은 타자들은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다.

-한국시리즈 내내 위기에서 더욱 빛났다.

▲ 삼성 마운드는 철벽이었다. 2차전 0-0, 6회 무사 2·3루에서 실점하지 않았다. 권오준이 막았다. 한점차로 쫓긴 8회 무사 1·2루에 등판한 오승환은 동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여기에 4차전에서 안지만이 보여준 호투가 결정적이었다.

5-1로 앞서다 박재상에게 3점홈런을 맞고 한점차로 추격당한 7회 무사 1·3루를 막았다. 공 4개로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았는데 삼성의 시리즈 최대 고비였다. 5차전에서도 선발 차우찬이 2회 1사 만루 위기를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삼성 투수들은 위기에서 더욱 빛나는 투구를 했다. 5경기 가운데 2경기를 완봉했고 SK 타선을 5게임 7점으로 막았다. 한국시리즈 방어율은 1.43. 삼성 마운드의 승리였다.

-숨은 MVP는 진갑용이다.

▲포수 진갑용의 진가가 유감없이 나타난 시리즈였다. 진갑용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투수들의 최고피칭을 이끌어냈다. 삼성의 탁월한 위기관리능력은 포수 진갑용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그는 안지만의 몸쪽 빠른공을 최대한 활용했고 권오준의 서클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썼다.

5차전 8회 2사 1·2루에서 오승환에게 초구를 슬라이더로 던지게 해 안치용을 잡아낸 볼배합도 탁월했다. 그는 선발투수 차우찬, 장원삼, 매티스, 윤성환에게도 타자를 이길 수 있는 최고의 길을 제시했다. 삼성에서 4번째 우승을 차지한 진갑용의 진가가 그 어느 때보다 빛났다.

-강봉규 신명철 배영섭 모두가 해결사였다.

▲ 삼성의 신명철과 강봉규는 시즌 내내 부진했다. 한국시리즈에서 팀에 보탬을 주겠다는 의욕이 대단했다. 신명철은 1차전에서 결승타를 때렸고 강봉규는 5차전에서 결승타를 쳤다. 2차전에서 결승타를 기록한 배영섭의 놀라운 투지도 동료들에게 큰 힘이 됐다. 한국시리즈같은 큰 경기에서는 예상치 못한 스타가 나와야 한다. 강봉규 신명철 배영섭이 그들이다.

-김광현이 에이스 역할을 해준다면 어느 팀도 두렵지 않다.

▲ SK는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포스트시즌만 14경기를 치렀다. SK가 아니면 할 수 없었다. 그들의 투혼이 돋보였다. 에이스 김광현은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한국시리즈까지 4경기에 선발로 나갔지만 제공을 던지지 못했다. 그런데도 SK는 KIA와 롯데를 이겼고 매 경기 삼성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박희수 엄정욱 윤희상이라는 기대주를 얻었다. 내년에는 윤길현과 채병용이 돌아온다. 김광현만 제 컨디션을 찾는다면 SK는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를 수 있는 팀이다.

-삼성시대의 마지막 퍼즐은 에이스 찾기다.

▲ 삼성의 불펜은 역대 최강이다. 선발진도 질적 양적으로 8개 구단 최고 수준이다. 홈런왕 최형우와 박석민이 듬직하고 김상수와 배영섭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만약 이승엽이 가세한다면 공격력은 훨씬 강해질 것이다.

앞으로 삼성에게 필요한 것은 에이스다. KIA의 윤석민, 한화 류현진, 전성기 SK 김광현같은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가 나와야 한다. 에이스만 찾는다면 앞으로는 삼성시대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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