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히말라야 8000m급 14좌에 새 루트를 개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에베레스트 남서벽에 이어 안나푸르나 남벽에 오른 뒤 로체 남벽을 다음 목적지로 정해 놓고 있었다. 이들 지역은 히말라야에서도 최고로 험난한 지역이다. 이곳에 고난도 방식으로 새 루트를 개척할 계획이었다.
이러한 등반 행위는 슈퍼알피니즘으로 정의할 수 있다. 한국 히말라야 등반사를 정리한 남선우 씨는 저서 ‘역동의 히말라야’에서 한국 산악계를 1977년 고상돈의 에베레스트 원정을 전후한 1세대, 1982년 허영호 씨의 마칼루 원정을 전후한 2세대와 더불어 1990년대 급부상한 스타들을 중심으로 한 3세대로 구분할 수 있다고 보았다. 3세대는 박영석 엄홍길 한왕룡 박정헌 씨 등이 대표적하 인물이다. 박영석 엄홍길 한왕룡 씨는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완등했다.
알피니즘이란 유럽에서 시작된 등반사조로 험난한 자연 속에서 자기 극복을 통해 자아를 발견 또는 심화하려는 추세를 말한다. 이런 철학적 의미 때문에 일부에서는 등산이 경쟁을 추구하는 여느 스포츠와는 다르다고 말하기도 한다. 등로주의로도 불리는 이런 방식은 단순히 정상 정복만을 목표로 하는 등정주의와 구분된다. 이를 추구하는 이들은 자신의 삶의 가치와 밀도를 높이기 위해 산으로 향했다. 이것이 그들이 산으로 간 가장 큰 이유다. 이들은 험난한 등정 방식(알파인 스타일)을 택했다.
히말라야에서의 알피니즘은 1950, 60년대 초등정기를 지나며 절정에 달했다. 초등할 봉우리가 적어지자 산악인들은 좀 더 험난한 코스와 어려운 방식으로 등정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런 추세가 슈퍼알피니즘이다. 이는 거벽 등반, 속도 등반, 무산소 등반 등의 형식으로 나타났다. 박 대장은 이번 원정에서 알파인 스타일로 오르겠다고 선언한 상태였다. 그는 여러 차례 기업의 후원을 받아 원정대를 꾸렸지만 그의 등반 방식은 알피니즘을, 아니 그보다 더 험난한 방식의 슈퍼알피니즘을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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