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인없는 편지] 황재균 母 “처음 야구할 땐 반대했지만 지금은 네가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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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0일 07시 00분


롯데 자이언츠 황재균. 스포츠동아DB
롯데 자이언츠 황재균. 스포츠동아DB
황재균 모친이 아들에게

롯데 황재균(23)의 어머니 설민경(51·농협중앙회) 씨는 이미 알려진 대로 1980년대 초반 아버지 황정곤 산업은행 스포츠금융단장과 함께 테니스 국가대표로 뛰었다. 국제대회 때에도 긴장하지 않았다는 강심장. 그러나 “플레이오프 1차전을 보다가 결국 져서 2차전은 차마 보지 못했다”는 ‘어머니’ 설 씨는 아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조심스럽게 풀어놨다.

재균아, 엄마야. 갑자기 너에게 편지를 쓰라는 전화를 받고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내가 떨려서 네 경기는 잘 안 보려고 하는데 그래도 플레이오프 1차전은 마음 졸이면서 봤거든? 지더라. 너무 속상해서 2차전은 아예 안 봤는데 주위에서 사람들이 네가 잘 했다고 칭찬을 해서 영상을 찾아봤어.

주위 분들의 말처럼 정말 잘 했더라고. 사실 네가 처음 야구를 한다고 했을 때 내가 많이 반대했잖니. 초등학교 때 워낙 머리가 좋아서 나는 개인적으로 힘든 운동의 길보다는 공부를 더 했으면 했어. 그래도 네 고집을 꺾을 수 없었지.

프로구단에 들어가 어엿한 주전선수로 뛰고 있는 너를 보면 그동안 표현은 못 했지만 정말 자랑스러웠단다. 재균아, 아빠 엄마의 바람은 하나야. 너는 한 팀을 대표하는 프로선수니까 몸 관리 잘 하고 큰 경기에서도 긴장하지 말고 네가 가진 기량을 그라운드 위에서 모두 발산하렴.

늘 뒤에서 응원하고 있으니까 힘내. 사랑한다, 아들.

정리|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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