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포뮬러원(F1) 코리아그랑프리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전남 영암에서 펼쳐지는 레이스에서 ‘신태양’은 더욱 뜨겁고 밝게 타오를 기세다. ‘전설’의 광채를 가리려 하고 있다.
독일의 시골 소년은 그를 보며 드라이버를 꿈꿨다. 소년이 청년으로 성장해 F1 무대에 데뷔할 즈음 그는 이미 ‘전설’이 돼 있었다. 청년은 이제 당당히 ‘신태양’으로 불린다. 그 청년은 지난해 최연소(23세 133일) F1 종합우승(월드챔피언)을 차지한 제바스티안 페텔(24·독일 레드불), ‘전설’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드라이버로 평가받는 미하엘 슈마허(42·독일 메르세데스GP)다.
○ 페텔, 20년 전의 슈마허
페텔은 ‘제2의 슈마허’로도 불린다. 슈마허의 20년 전 모습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다. 독일 시골 출신인 둘은 스무 살과 스물두 살이란 어린 나이에 꿈의 무대 F1에 데뷔했다. 데뷔 후 3년 뒤에 F1 종합우승을 차지한 점도 같다. 천재성 넘치는 공격적인 드라이빙 스타일은 둘의 공통분모다. 슈마허는 박진감 넘치는 역전 드라마를 자주 썼다. 페텔도 공격적인 코너워크로 명성이 높다. 슈마허는 페텔을 자신의 후계자로 공인했다. 지난해 코리아그랑프리 때 자신의 전용기에 페텔을 태우고 방한했을 정도로 아낀다.
○ 전설적 드라이버 슈마허
데뷔 20주년을 맞은 슈마허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F1 무대를 호령했다. 슈마허는 페텔이 네 살배기 꼬마였던 1991년 F1에 데뷔했다. 2000년부터 종합우승 5연패, 2004년 한 시즌 최다인 13개 그랑프리 우승 등 대기록을 남겼다. 사상 최다인 종합우승 7회, 그랑프리 우승 91회를 차지했다. 폴 포지션(예선 1위를 해 결선에서 가장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 68회, 패스티스트 랩(결선에서 가장 빠른 한 바퀴 기록) 76회 등도 당분간 깨기 힘든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 페텔, 슈마허 넘어설까
올 시즌 종합점수 309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 페텔은 9일 일본 스즈카그랑프리에서 1점만 더 따내면 남은 대회와 상관없이 종합우승을 확정한다. 역대 최연소 2년 연속 종합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종합우승은 1년간 각 그랑프리 성적을 점수로 환산해 합산 점수 1위를 기록한 선수가 차지한다. 페텔은 이변이 없는 한 9일 대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암 그랑프리는 페텔이 슈마허의 또 다른 대기록에 근접할 수 있는지를 묻는 중요한 자리다. 페텔은 올 시즌 14개의 그랑프리에서 9번 우승했다. 슈마허의 한 시즌 최다승(13승) 기록에 다가서려면 갈 길이 멀다.
페텔이 한 시즌 최다승 신기록을 작성하려면 올 시즌 남은 5개 그랑프리를 모두 우승해야 한다. 스즈카 대회에서 우승을 놓친다면 영암 대회부터는 모두 우승해야 최소한 타이기록을 세운다.
대기록을 세우기 위해서는 자신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하는 다른 멤버들과의 관계도 중요하다. 윤재수 SBS-ESPN F1 해설위원은 “페텔은 20대 때의 슈마허보다 냉정하다”며 “하지만 소속 팀의 다른 멤버들을 이끄는 능력에서는 아직 슈마허에 한참 모자란다. 팀 리더로서의 자질을 더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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