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13일 열린 US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2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을 3-1로
꺾은 뒤 우승 트로피에 입 맞추고 있다. US오픈에서 처음 우승한 조코비치는 올 시즌 3개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하며 시즌
10번째 우승을 채웠다. 뉴욕=AFP 연합뉴스
올해 US오픈 테니스는 10년 전 대회 장소 인근인 뉴욕에서 일어난 9·11테러 10주년 추모 물결 속에 치러졌다. 센터 코트 바닥에는 ‘09/11/01’이라는 표시가 새겨졌다. 13일 끝난 남자 단식 결승에서 우승한 노바크 조코비치(24·세르비아)는 뉴욕소방국을 뜻하는 FDNY라고 적힌 모자를 쓰고 시상식에 등장했다. 9·11테러 현장에서 화재 진압과 구조 활동을 벌였던 뉴욕 소방국 대원을 기리기 위해서였다. 조코비치 역시 내전에 시달리던 고국 세르비아에서 유년기를 보내 전쟁과 폭력의 상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 물을 뺀 수영장에서 공을 치기도 했던 세계 랭킹 1위 조코비치가 코트 지존의 자리를 굳게 지켰다. 조코비치는 결승에서 세계 2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을 4시간 10분 만에 3-1(6-2, 6-4, 6-7, 6-1)로 꺾은 뒤 코트에 입을 맞췄다. 이 대회에서 첫 우승을 한 조코비치는 올 시즌 메이저 대회에서 3번째 트로피를 수집하며 10번째 정상에 섰다. 시즌 전적 64승 2패.
조코비치는 지난해 결승에서 패배를 안겼던 나달과 올해 결승에서만 6번 맞붙어 모두 이기는 압도적 우위를 지켰다. 1, 2세트를 가볍게 딴 조코비치는 3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내준 뒤 허리 통증으로 3차례 메디컬 타임아웃을 부르며 진통제를 먹는 등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4세트 들어 파워보다는 스핀과 방향 위주의 서브를 앞세워 3세트에 49%까지 떨어졌던 첫 서브 성공률을 84%로 끌어올리며 승리를 결정지었다.
여자 단식 결승에서는 메이저 우승이 없던 세계 10위 서맨사 스토서(호주)가 메이저 대회 통산 13회 우승에 빛나는 세계 27위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를 2-0(6-2, 6-3)으로 완파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 대회에서 호주 선수가 우승한 것은 1973년 마거릿 코트 이후 38년 만에 처음이며 메이저 대회를 통틀어서는 1980년 윔블던에서 이본 굴라공 이후 31년 만이다. 윌리엄스는 2세트 첫 게임에서 스트로크를 한 뒤 “컴 온”이라는 고함으로 상대 선수의 플레이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심판의 실점 판정을 받은 뒤 인신공격에 가까운 항의를 하다 2000달러의 벌금까지 물게 됐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노바크 조코비치 △세계 랭킹 1위 △프로 데뷔: 2003년 △단식 우승: 28회(올 시즌 10회) △메이저 대회 우승: 4회(올 시즌 3회) △시즌 전적: 64승 2패(승률 97.0%) △통산 상금: 3080만 달러(약 333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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