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캠벨브라운 “2등 징크스는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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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개막하기 전 남자 종목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끈 종목이 ‘번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출전한 100m였다면 여자 종목에서는 200m가 최고의 빅매치로 꼽혔다. 올림픽 챔피언과 세계선수권 챔피언이 200m 여제(女帝)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맞대결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단거리 강국인 미국과 자메이카 중 어느 쪽이 더 많은 입상 포인트를 챙기느냐 하는 것도 덤으로 따라붙는 관전 포인트였다.

2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여자 200m 결선에서 베로니카 캠벨브라운(29·자메이카)이 앨리슨 필릭스(26·미국)의 대회 4연패를 저지하며 정상에 올랐다. 캠벨브라운은 22초22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200m에서 세계선수권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2007년 오사카와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필릭스에 연거푸 밀려 2위에 그쳤던 캠벨브라운으로서는 2전 3기의 승리다. 캠벨브라운은 2004년 아테네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유독 세계선수권 200m와는 인연이 없었다.

4연패를 노리던 필릭스는 22초42의 기록으로 3위에 그쳤다. 2004년과 2008년 올림픽에서 두 번 다 캠벨브라운에 밀려 은메달에 그쳤지만 세계선수권에서는 절대 강자였던 필릭스였다. 하지만 그도 데일리 프로그램 표지 모델의 저주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그동안 대회 조직위원회가 데일리 프로그램의 표지 모델로 내세운 선수 대부분이 낭패를 봤다. 볼트와 남자 110m 허들의 다이론 로블레스(쿠바)는 실격됐다. 장대높이뛰기의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는 메달권에도 들지 못했다. 셋 다 세계기록 보유자였다. 대회 7일째 데일리 프로그램의 표지 모델로는 필릭스와 카멀리타 지터(미국)가 등장했다. 여자 100m 우승에 이어 200m에서 2관왕을 노리던 지터는 2위(22초37)에 머물렀다. 200m 우승을 놓고 3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3명 중 표지에 실리지 않은 캠벨브라운이 공교롭게도 우승한 것이다.

입상 포인트에서는 미국이 판정승을 거뒀다. 단거리 강국답게 미국과 자메이카는 8명이 뛰는 여자 200m 결선에 각각 3명이 진출했다. 2009년 베를린 대회까지 12번의 세계선수권 여자 200m에서 미국은 4번, 자메이카는 2번 우승했다. 자메이카는 슬로베니아로 국적을 바꾼 멀린 오티가 1993년과 1995년 대회를 2연패하며 1990년 초중반 정상을 지켰다. 필릭스를 앞세운 미국은 2000년대 중반부터 최강의 자리를 지켜왔다. 세계선수권은 1∼3위에게 주는 메달과는 별개로 1위부터 8위까지 입상 점수를 주고 이를 더해 국가별 순위를 매긴다. 1위에게는 8점, 8위에게는 1점을 주는 식이다. 미국은 1위를 자메이카에 빼앗겼지만 2위(7점), 3위(6점), 4위(5점)를 챙기며 18점의 입상 포인트를 얻어 자메이카에 앞섰다. 자메이카는 1위와 5위(4점), 8위(1점)로 13점을 얻었다.

대구=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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