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브레이크] 천재 박주영, 넘버 9 저주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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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일 07시 00분


사커 브레이크 | 아스널 이적 확정 박주영 경쟁력과 과제

즉시 전력 박주영 9월 출전 기회 대박
제르비뉴·아르샤빈과 선발경쟁 구도
웽거의 패스축구·영국문화 적응 숙제
아스널 비운의 넘버 9 극복할 지 관심

박주영. 스포츠동아DB
박주영. 스포츠동아DB
박주영(26)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아스널의 유니폼을 입었다.

아스널은 8월31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박주영의 입단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 이적료, 연봉 등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영국 국영방송 BBC는 박주영의 이적료가 300∼500만 유로(46억∼77억원) 정도라고 전망했다.

이로써 박주영은 한국인으로는 9번째로 EPL에서 뛰는 선수가 됐다. 박주영은 등번호 9번을 받았으며 등록명을 프랑스리그에서 뛸 때와는 달리 ‘PARK JU YOUNG’으로 정했다. CHU를 JU로 변경했다. 아르센 웽거 감독은 “박주영과 계약을 하게 돼 기쁘다. 좋은 실력으로 팀의 공격진에서 힘을 보태줄 것이다. 아주 귀중한 공격 자원을 얻었다”고 말했다.

○즉시 전력감 박주영

웽거 감독이 박주영을 선택한 이유는 즉시전력감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프랑스리그에서 3시즌을 뛰면서 공격수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았다. 최전방 공격수 뿐 아니라 좌우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나이 많은 선수들을 잘 영입하지 않는 웽거 감독이 박주영을 선택했다는 것은 당장 경기에 투입해 팀의 공격력을 극대화시키겠다는 뜻이다.

아스널은 계속해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고민해왔다. 판 페르시를 제외하고는 영입했던 공격수들 모두 기대에 못 미쳤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웽거 감독은 프랑스리그 득점왕 출신 제르비뉴를 영입했지만 기대만큼의 효과를 못 보고 있다. 제르비뉴는 리그 개막전에서 퇴장당하는 등 아직 제대로 기량을 선보일 기회가 없었다.

○초반부터 출전기회 많을 듯

박주영은 이적 후 곧바로 출전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 아스널은 9월부터 EPL 정규리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칼링컵 등 많은 경기들을 치러야 한다. 1주일에 2경씩을 치르는 일정이다. 때문에 많은 가용인원이 필요하다. 박주영에게도 자연스럽게 많은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박주영은 최전방 스트라이커 혹은 좌우 미드필더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아스널은 최근 원톱을 기본으로 한 4-2-3-1 혹은 4-1-4-1 전술을 쓰고 있다. 부동의 원 톱은 판 페르시다. 이 전술이 유지되면 박주영은 왼쪽 미드필더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만약 투 톱으로 전술을 바꾼다면 판 페르시와 호흡을 이룰 가능성도 크다. 제르비뉴와 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형국이 될 듯 하다.

○팀 스타일에 빠른 적응력 필요

아스널은 아기자기한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다. 웽거 감독은 짧은 패스를 통해서 점유율을 높이는 축구를 원한다. 이 때문인지 웽거 감독은 어린선수들을 일찌감치 영입해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성장시켜 활용하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박주영이 아스널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웽거 감독의 이러한 특성을 잘 파악해야 한다.

롱 패스 위주의 경기를 했던 AS모나코에서와는 다른 스타일의 축구에 적응력을 높여야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대표팀이 짧은 패스 위주의 점유율 축구를 구사한다는 점이다. 웽거 감독이 원하는 축구와는 다를 수 있지만 패스와 움직임을 중시하는 부분은 유사점이 있다.

○넘어야할 과제들

박주영에게는 넘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일단 영국 생활과 문화에 적응해야 한다. 프랑스와 영국은 가깝지만 문화 등은 확연히 다르다. 일단 언어 문제가 발생한다. 박주영은 프랑스어는 많이 익숙해졌지만 영어는 서투르다. 또 팀 동료들과의 유대관계도 중요하다. 그리고 영국의 문화와 생활 등에도 빨리 적응해야만 하루빨리 팀에 녹아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스널 등번호 ‘9번’의 저주도 넘어서야 한다. 아스널에서 등번호 9번을 달았던 선수들은 팀 적응에 문제를 드러내는 등 빠른 시일 내에 팀을 떠난 이들이 많다. 박주영이 ‘넘버 9’의 저주를 극복하고 성공스토리를 쓸 수 있을까.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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