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김건우 “5년 묵은 내 한국新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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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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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종 경기’ 11년째 국가대표 김건우
총점 7860점 17위로 경기 마쳐

“더 세게 두드릴 겁니다. 세계를 향한 문이 열릴 때까지.”

10종 경기 김건우(31·문경시청·사진)가 5년 묵은 자신의 한국기록을 깨뜨렸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나온 한국기록이다.

김건우는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10종 경기 둘째 날 1500m를 조 2위로 마치면서 총점 7860점(17위)을 얻었다. 이전 기록은 7824점.

10종 경기 선수는 ‘르네상스 맨’이다. 치타처럼 단거리 100m를 질주하고 헤라클레스처럼 포환과 창을 던진다. 얼룩말처럼 중거리 1500m도 달린다.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각 종목 점수는 기준 기록을 정해 놓고 이보다 잘하면 가점, 못하면 감점하는 식으로 매기고 이를 종합해 순위를 가린다. 100m라면 10초395를 1000점으로 정한 뒤 가감하는 식이다. 이틀에 걸쳐 100m, 110m 허들, 400m, 1500m 달리기와 멀리뛰기, 높이뛰기, 장대높이뛰기, 포환던지기, 원반던지기, 창던지기를 치러야 한다.

세단뛰기를 하다 경북체고 3학년 때 10종 경기로 종목을 바꾼 김건우는 2000년 전국종별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줄곧 국내 정상을 지켜왔다.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에서 동메달을 땄고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선 7808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거는 등 아시아에서는 정상권을 지켜 왔다. 대회 전 8000점을 돌파해 한국기록을 깨는 게 목표라고 했던 그는 비록 8000점을 넘지 못했지만 이틀 동안 대구스타디움을 찾은 관중에게 한국 육상 최고의 스타로 각인됐다.

김건우는 어느덧 서른을 넘겨 대표팀 고참이 됐다. 하루에 5종목씩 이틀 동안 트랙과 필드를 오가며 10종목을 뛰기에는 힘이 부치지 않을까.

“10종 경기는 어느 종목보다 경험이 중요합니다. 경기 운영 능력이 관건이죠. 11년째 대표 선수를 하고 있는데 이번이 가장 좋았어요.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봅니다. 정점을 찍은 뒤에 명예롭게 물러나는 게 은퇴라고 생각하는데 아직 은퇴하려면 멀었어요. 다음에는 꼭 8000점을 넘기겠습니다.”

한편 2001년 10종 경기 사상 처음으로 9000점을 넘겼고 현 세계기록(9026점) 보유자인 로만 셰브를레(37·체코)는 8069점(13위)을 얻으며 자신의 은퇴 무대를 마무리했다. 금메달은 8607점의 트레이 하디(미국)가 차지했다.

대구=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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