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203cm 장대피칭 니퍼트, 올해 최고 용병”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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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8일 07시 00분


두산 니퍼트. 스포츠동아DB
두산 니퍼트. 스포츠동아DB
이슈&포커스 | 야구계 파워엘리트 50명 긴급설문 “올시즌 최고용병은 누구?”

1998년은 한국프로야구 역사에서 하나의 전환점이 됐다. 외국인선수가 처음 한국프로야구 무대를 밟았기 때문이다. 그해 처음 12명의 외국인선수가 들어온 뒤 올해로 14년째. 가장 최근 삼성이 영입한 저스틴 저마노까지 지금까지 총 237명의 외국인선수가 한국땅을 밟았다.

외국인선수는 단순히 선수 한 명이 아니라 이젠 한국프로야구를 지탱하는 구성원 중 하나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스포츠동아 ‘이슈&포커스’는 프로야구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올시즌 최고의 외국인선수와 역대 최고의 외국인선수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아울러 올시즌 활약하는 외국인선수들이 본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투수와 타자는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타점 높은 투구 치기 어려워…꽂히는 느낌 달라”
“승운없을 뿐 다 갖춘 투수”…51표 중 29표 얻어

로페즈 10표-주키치 9표 특급 외국인투수 인증
역대 최고 용병 1위에 우즈…9표차로 호세 눌러


○올시즌 최고의 외국인선수는 니퍼트

설문에는 8개구단 감독 또는 코치 2명, 선수 3명 등 팀당 5명씩 총 40명, 그리고 야구인 출신 KBO 종사자와 해설위원 10명 등 파워엘리트 50명이 참가했다. ‘올시즌 최고의 외국인선수는 누구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SK 김상진 코치는 “도저히 한 명만 찍을 수 없다”며 2명을 뽑았다. 총 51표가 나온 셈이다.

이 중 두산 우완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무려 29표(56.9%)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KIA 우완투수 아퀼리노 로페즈(10표), LG 좌완투수 벤자민 주키치(9표)를 크게 앞섰다.

올시즌 처음 한국무대를 밟은 니퍼트는 17일까지 20경기에 등판해 9승5패, 101탈삼진, 방어율 2.52의 빼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삼성 박석민은 “볼이 좋고 묵직해서 치기 어렵다. 키가 커서 확실히 꽂히는 느낌이 다르더라”고 말했고, 롯데 홍성흔은 “상대해 보면 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밖에도 타자 중에서는 롯데 이대호, 삼성 진갑용, SK 안치용 등이 니퍼트를 첫손에 꼽았다.

같은 투수입장에서 넥센 김성태는 “키가 큰 데다 각도 크게 오버핸드로 던지니 어떤 때는 손끝이 화면 밖으로 나갈 것 같을 정도다”고 말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과 LG 박종훈 감독 역시 “타점 높은 투구에 가장 안정적인 투수”라고 평가했다. 허구연 양상문 이효봉 안경현 이용철 해설위원과 KBO 김인식 규칙위원장과 김재박 경기감독관, 조종규 심판위원장도 니퍼트에게 표를 던졌다.

이들은 “두산이 올시즌 흔들리면서 많은 승수를 올리지 못했지만 꾸준함과 투구이닝, 방어율 등을 봤을 때 로페즈보다 낫다”, “직구, 변화구, 스피드, 컨트롤을 다 갖추고 있고, 부상도 없고 매너도 좋다는 점에서 좋은 투수의 모든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투수다”고 평가했다.

○로페즈와 주키치도 특급 외국인투수

니퍼트의 뒤를 이어 로페즈와 주키치가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꼽혔다. 2009년부터 3년째 한국무대에서 뛰는 로페즈는 부상 여파로 최근 등판을 거르고 있지만 올해도 10승(3패)으로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주키치는 시범경기에서 옆구리 부상으로 시즌 초반 다소 들쑥날쑥한 피칭을 했지만 갈수록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팀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7승4패에 그치고 있어도 노히트노런과 퍼펙트게임 일보직전에서 2차례나 아쉽게 무산될 정도로 위력적이다. 로페즈와 주키치는 이닝당출루허용(WHIP)에서 각각 1.07과 1.13으로 KIA 윤석민(1.03)에 이어 2∼3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다.

한화 장성호는 로페즈를 지목하며 “나올 때마다 7∼8이닝씩을 꾸준하게 던져주는 것은 소속팀에 정말 큰 힘이 된다”고 말했고, 롯데 강민호 역시 “이닝 소화력 등 전체적으로 봤을 때 로페즈가 가장 좋다”고 평가했다. 해설가 중 하일성 위원은 “로페즈를 통해 불펜을 아낄 수 있었던 경기가 얼마나 많았나. 위대한 선발투수다”고 설명했다. 로페즈는 실제로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평균 6.2이닝(7회 2사)을 소화해 8개구단 투수 중 한화 류현진과 쌍벽을 이루고 있다.

SK 최동수는 주키치를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꼽으면서 “컨트롤, 변화구 두루 좋다. 팀이 안 도와줘서 그렇지 절대 난타를 당할 스타일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SK 게리 글로버, LG 레다메스 리즈, KIA 트레비스 블랙클리도 올시즌 최고 외국인선수로 1표씩을 얻었다.

○역대 최고 외국인선수는 우즈

지금까지 한국프로야구에 들어온 외국인선수는 총 237명. 이름 없이 사라진 선수도 많지만 한국프로야구에 큰 족적과 추억을 남긴 선수도 많다. 그렇다면 역대 최고의 외국인선수는 누구일까. 설문대상자 50명 중 3명이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며 2명씩을 찍어 총 53표가 나온 가운데 타이론 우즈가 가장 많은 25표(47.2%)를 얻었고, 펠릭스 호세가 16표(30.2%)를 획득해 2위에 올랐다.

김인식 KBO 규칙위원장은 “딱 떠오르는 선수는 우즈와 호세다. 그 중에서 꼽으라면 그래도 우즈가 아닐까”라면서 “우즈는 외국인선수의 모범을 보였다”고 높게 평가했다. 허구연 해설위원은 “홈런왕과 타점왕까지 차지한 역대 최고의 선수 아니었나. 앞으로도 야수로서 그만한 외국인선수는 나오기 힘들 것 같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우즈는 이승엽과 라이벌구도를 형성하면서 한국프로야구의 흥행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호세를 첫 손에 꼽는 사람도 많았다. 삼성 현재윤은 “가장 단기간에 깊은 인상을 준 선수였다. 팬들에게도 최고의 스타였다”며 그의 스타성에 높은 점수를 줬고, 양상문 해설위원은 “짧은 기간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기록도 빼어났다”, SK 이호준은 “파워와 컨택트 능력, 클러치 능력 모두 기억에 가장 뚜렷이 남는다”고 호세를 떠올렸다.

리오스에 대해 롯데 김무관 코치는 “일본 진출 후 약물복용이 확인됐지만 그래도 좋은 투수였음은 분명하다”고 말했고, 두산 오재원은 “일단 나가면 경기시간이 2시간30분을 넘지 않았다”며 약물 복용과는 별개로 투수로서의 능력만 놓고 보면 최고의 선수로 평가했다. 이밖에 순위에 꼽지는 않았지만 훌리오 프랑코, 톰 퀸란 등도 기억에 남는 외국인선수라는 응답이 나오기도 했다.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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