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심전심’… 日 롯데 떠난 본인도 “친정 한화 복귀”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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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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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김태균 꼭 잡아오겠다” 다짐에

일본 롯데에서 스스로 퇴단한 뒤 국내 언론과의 만남을 기피해 오던 김태균이 8일 롯데 퇴단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털어놨다.동아일보DB
일본 롯데에서 스스로 퇴단한 뒤 국내 언론과의 만남을 기피해 오던 김태균이 8일 롯데 퇴단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털어놨다.동아일보DB
《김태균(29)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허리와 손목 부상은 거의 나았다. 웨이트트레이닝과 등산으로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에 진출한 뒤 두 번째 시즌 도중 스스로 퇴단한 지 1년 8개월 만이다. 그는 “모든 게 내 잘못이고 야구 선배와 팬에게 죄송하다”면서도 “내 선택을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태균은 6월에 귀국한 뒤 언론과 거의 만나지 않았다. 불명예스럽게 귀국했다는 비난을 감수했다. 할 말은 많지만 오해가 생길 것 같아서였다. 그런 그와 8일 만났다.》
○ “한국 무대에 선다면 친정팀으로….”

김태균이 일본 활동을 중단하자 내년에 그가 어느 팀 유니폼을 입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친정팀 한화는 물론 다른 구단도 김태균 영입에 눈독을 들이는 상황이었다. 7일 한화 김승연 회장은 잠실야구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팬들에게 “김태균을 꼭 잡겠다”고 말했다. 한대화 감독도 “태균이는 한화에 꼭 필요한 프랜차이즈 스타”라고 했다.

김태균도 같은 마음이었다. 그는 “나도 (한화로 복귀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화는 항상 마음속에 있었고 국내 무대에 돌아온다면 친정팀이 우선이라는 얘기였다. 아직 구체적인 접촉은 없었다. 하지만 김태균이 내년 한화 유니폼을 다시 입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구단주가 공식적으로 김태균 영입을 밝혔고 김태균도 이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김태균은 “아직 결정된 건 없지만 내년에 다시 야구를 하기 위해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일본 활동 중단, 변명할 생각 없다!”

김태균의 일본 활동 중단을 두고 “경솔한 선택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가 더욱 가슴 아팠던 건 ‘일본에 진출할 후배의 앞길을 막았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다. 김태균도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게 싫었어요. 저 자신이 팀 내 고액 연봉자로 대충 시간을 때우는 걸 참을 수 없었죠.”

김태균은 “20년간 혼신의 힘을 쏟았던 야구가 싫어지는 느낌이 드는 게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아홉 살 때 야구를 시작했다. 중고교 때 일부 선수들은 힘들다며 팀을 이탈하기도 했지만 그는 버텼다. 누구보다 더 열심히 방망이를 휘둘렀다. 야구는 그의 인생 전체였다. 그런 야구가 올해 왜 힘들어진 것일까.

기자가 연수를 한 지난해 1년 동안 일본에서 지켜본 김태균은 팀원들과 잘 어울렸다. 시즌 후반 체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중심타자로 제몫을 했다. 저팬시리즈 우승의 주역이 됐다. 그러나 올해 롯데는 시즌 초반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주력 선수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김태균도 그중 한 명이었다.

“올 시즌 초반에는 부진했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역전 홈런을 친 다음 경기에 빠지기도 했어요. 뭔가 잘못되고 있다고 느꼈어요. 먹고 자는 일본 생활도 적응하기 어려웠고요. 여러 가지로 고심한 끝에 한국으로 돌아가자는 결론을 내렸죠.”

그는 일본에서 임창용(야쿠르트) 박찬호 이승엽(이상 오릭스)이 보이지 않게 힘이 돼 줬는데 제대로 인사도 못한 채 돌아온 것을 미안해했다.

○ “친구 이대호는 일본에서도 통할 것”

김태균은 야구 친구 이대호(롯데)의 해외 진출을 어떻게 생각할까. 일본 요미우리 한신 등이 이대호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 김태균은 자신은 실패했지만 이대호는 다를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검증받은 A급 선수는 일본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얘기였다. 문제는 현지 생활의 적응력이었다.

“임창용 선배는 ‘일본 생활이 한국보다 편하다’고 했어요. 모든 걸 낙천적으로 생각하고 일본에 적응한 거죠. 대호도 한국에서 보여준 실력에 적응력만 키우면 성공할 겁니다.”

○ “태어날 딸에게 멋진 아빠이고 싶다

김태균은 귀국한 후 꾸준히 재활을 해왔다. 아직 스윙 연습은 시작하지 못했지만 천천히 몸상태를 끌어올릴 생각이다. 그는 야구를 더 잘해야 할 이유가 있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김석류 씨(전 KBSN 아나운서)가 10월 중순 첫째 아이를 출산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태균은 “아내를 닮은 예쁜 딸이라고 한다. 빨리 귀여운 딸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름은 태린이라고 지었다. 김태균의 ‘태’와 아내 이름 끝자 영문 이니셜을 섞어 만들었다. 김태균은 한국에서 재도약을 꿈꾼다. 그는 “딸에게 아빠가 멋진 야구 선수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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