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야니-신지애-최나연…LPGA 3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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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일 07시 00분


청 데뷔 첫해 메이저 우승 돌풍
올시즌 상금·세계랭킹 1위 질주

신 2008년 비회원 자격으로 3승
2009년 데뷔 첫해 상금여왕 등극

최 첫시즌 모든 대회 컷 통과 안정
지난해 상금1위·베어트로피 2관왕

최나연-신지애 선수. 스포츠동아DB
최나연-신지애 선수. 스포츠동아DB
新 골프여제 경쟁

청야니(대만)의 독주가 무섭다. 1일 끝난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시즌 4승 고지에 올랐다. 상금랭킹과 세계랭킹 모두 1위다.

청야니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한국선수들과 우승을 다퉜던 경쟁자다. 89년생인 청야니는 87년생인 최나연(24·SK텔레콤), 88년생인 신지애(23·미래에셋)와 함께 아시아 아마추어 무대를 누볐다. 당시 청야니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에 불과했다. 오랫동안 청야니를 지켜본 신지애의 부친 신제섭 씨는 “주니어 시절에도 꽤 멀리치는 선수였다. 하지만 그때는 멀리만 칠뿐 정교함이 없었다. 또 퍼트가 불안해 무너질 때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올해 청야니의 상승세가 거세지면서 LPGA 투어에서 신지애, 최나연과의 3파전이 더 재미있어질 전망이다. 아마 시절을 함께 보낸 세 선수는 공교롭게도 프로 무대에서 한번씩 1인자에 올랐다. 다만 올해 청야니가 조금 더 잘하고 있을 뿐이다.○데뷔 첫해 상금여왕 오른 신지애

이들 3명의 데뷔 무대는 어땠을까. 청야니와 최나연은 신지애보다 1년 빠르다.

청야니는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2008년 데뷔전인 SBS오픈에서 공동 8위에 올랐다. 우승까지는 4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6월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따냈다.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로 장식하면서 청야니에겐 ‘대만의 박세리’라는 별명이 붙었다.

우승은 한 차례로 끝났지만 준우승 5번을 기록하면서 상금랭킹 3위에 올랐다. 최나연의 데뷔는 청야니에 가렸다. 2008년 함께 데뷔한 최나연은 조건부 시드로 투어에 나갔다. 청야니처럼 화려한 기록을 내지는 못했다. 모든 대회에서 컷을 통과하는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는 게 위안이었다.

신지애의 데뷔전은 혹독했다. 첫 대회부터 컷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2008년 비회원 자격으로 LPGA 투어에 3승을 따냈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대로 무너질 신지애가 아니었다. 정상을 찾기까지는 채 한 달도 걸리지 않았다. 3월 HSBC챔피언스를 시작으로, 웨그먼스 LPGA, 아칸소 챔피언십까지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데뷔 첫해 상금여왕으로 등극했다.

○상금왕과 베어트로피 석권한 최나연

2010년 셋의 경쟁구도는 더 치열해졌다. 로레나 오초아가 떠나면서 생긴 ‘여제’ 자리와 세계랭킹 1위 등극을 놓고 매 대회 숨 막히는 싸움을 벌였다. 이번에는 최나연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청야니가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브리티시여자오픈,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3번이나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최나연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데뷔 때부터 안정된 플레이로 꾸준하게 성장해온 최나연은 마침내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6월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한 게 옥에 티지만, 제이미 파 오웬스 클래식과 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상금랭킹 1위에 올랐다. 베어트로피까지 거머쥐며 2관왕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신지애도 에비앙 마스터스와 미즈노 클래식 우승컵을 차지하면서 상금랭킹 2위가 됐다. 청야니는 상금랭킹 4위였다.

○4승으로 세계랭킹 1위 굳힌 청야니

2011년 시즌 개막과 동시에 청야니의 돌풍이 거세다. 개막전 혼다 LPGA 타일랜드 우승을 시작으로 스테이트팜 클래식,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브리티시여자오픈까지 벌써 4승이나 올렸다. 그 중 메이저 우승이 2번이고, 13차례 대회에서 9번이나 톱10에 들었다.

청야니의 성장은 기록이 말해주고 있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269.2야드), 평균타수(69.52타), 버디수(211개), 언더파율(70.5%), 톱10 피니시(13대회 중 9회), 그린 적중률(76.1%) 등 거의 전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청야니에겐 신지애가 갖추지 못한 장타와 최나연에겐 없는 강심장이 있다.

주영로 기자(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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