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특급=빅리그서 통한다’ 공식 시험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6월 23일 07시 00분


■ K리거들 EPL직행 의미
지동원(20)의 선덜랜드 이적은 K리그에서 유럽 빅 리그로 직행한 또 하나의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2000년 이후 빅 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선수는 단연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다.

박지성은 일본 J리그에서 빅 리그 등용문이라 불리는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을 거쳐 최고 명문구단 EPL 맨유로 이적했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은 가장 좋은 본보기다.

이영표(알 힐랄)도 안양LG에서 에인트호벤을 통해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고, 설기현(울산)은 벨기에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을 경험한 후 빅 리거가 됐다.

이 시기를 전후해 K리그에서 빅 리그로 직접 건너간 이동국(포항→EPL 미들즈브러)과 이천수(울산→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 김두현(성남→EPL 웨스트 브롬위치)은 모두 실패했다. 그러자 K리그에서 빅 리그로 가기보다 네덜란드나 벨기에 등 유럽 중소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뒤 큰 무대에 도전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런 고정관념을 보기 좋게 깨뜨린 게 이청용(볼턴)이다. 이청용은 FC서울에서 5시즌을 뛰며 68경기 12골 17도움을 기록했다. 2009년 여름, EPL 볼턴에 입단했고 첫해부터 주전 자리를 꿰차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한국대표 급 선수라면 빅 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인식을 유럽 구단들에 심어줬다.

구자철과 지동원은 이런 인식 변화의 수혜자다. 구자철은 작년 시즌 K리그 만년 하위 팀 제주를 2위까지 올려놓은 뒤 올 초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로 당당히 이적했고 6개월 뒤 지동원도 비슷한 길을 걷게 됐다.

구자철과 지동원이 이청용처럼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후배 K리거들에게 유럽 빅 리그 문이 더 활짝 열릴 것이다.

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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