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KIA 최희섭, 3안타 빅쇼…아깝다 사이클링히트

3루타·2루타 등 초반에 장타 2방
삼성 선발투수 카도쿠라 무너뜨려
3타점·4득점…아쉽게 홈런 빠져
“기록 욕심났지만 팀 이겨 기쁘다”

KIA는 16일 대전에서 한화에 뼈아픈 패배를 당하고 광주로 이동했다. 하필 맞상대는 6연승을 달리고 있는 삼성. 그만큼 선수들의 각오가 남달랐다.

최희섭은 “최근 승률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모르겠다. 너무 아깝다. 오늘은 어떻게든 쳐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희섭은 그동안 4번 타자로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며 자책해왔었다. KIA가 한참 연승을 달리며 상위권으로 뛰어 오를 때도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는데, 동료들이 고루 맹활약해줘 너무 고맙다”고 했다.

‘시즌 초반 개인 성적이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는 “팀이 이기는 것이 가장 좋다. 홈런을 못 쳐도 팀이 이기면 훨씬 기쁜 게 당연한 것 아니냐. 앞으로 시즌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다른 동료들처럼 팀이 승리하는 데 많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4번으로 완벽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주장까지 반납했던 최희섭이다. 그만큼 그동안 스스로 느끼는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6월 들어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한 타격감과 함께 타점과 홈런도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17일 광주 삼성전에서는 4번 타자로 상대 선발을 무너트리는 결정적 한방을 날렸다. 삼성 선발 카도쿠라는 이날 주무기 포크볼의 떨어지는 각도가 날카롭지 않았다. 이용규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제구에 신경쓰며 김선빈과 이범호를 범타로 잡고 한숨 돌렸다.

그러나 4번 최희섭은 2사 후 강한 집중력으로 우측 펜스를 직접 때리는 3루타로 1타점을 올리며 카도쿠라를 흔들었다.

이후 나지완 김상현의 연속안타가 이어졌다. 한번 흔들린 카도쿠라는 3회 대량실점하며 무너졌다. 최희섭은 3회 2루타로 타점을 추가했고 5회에도 적시타로 추가 타점을 올렸다.

3루타∼2루타∼안타, 홈런만 추가하면 팀 최초 사이클링히트가 가능한 상황. 그러나 나머지 두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나며 대기록 달성에는 실패했다.

큰 기록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최희섭은 “승리가 더 기쁘다”고 했다. 그리고 “기록을 의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덕아웃에서 동료들이 꼭 홈런을 날려 기록을 세우라고 격려해줬는데 이루지 못했다. 좋은 공이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대처했지만 홈런을 나도 모르게 의식했던 것 같다. 오늘 조금 잘 쳤다고 완전히 페이스가 돌아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팀이 이긴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했다.

광주 ｜ 이경호 기자 (트위터 @rushlkh)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