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선수권 女장대높이뛰기 1위
라이벌 임은지 기록 5cm나 높여
세계선수권 기준도 통과 겹경사
“1인자 복귀 실감 안난다” 눈시울
‘원조 미녀새’ 최윤희(25·SH공사)가 26개월 만에 한국기록을 경신했다.
최윤희는 10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65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2일째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4m40을 넘어 2009년 4월 임은지(22·부산 연제구청)가 작성한 종전 한국기록(4m35)을 5cm 끌어올렸다. 임은지 등장 이전까지 한국기록을 17차례나 세우며 국내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간판선수로 군림했던 최윤희는 이로써 올 8월 열리는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B기준기록(4m40)도 통과했다. 국내 여자 장대높이뛰기 선수로는 2년 전 임은지에 이어 사상 2번째로 세계선수권대회 기준기록을 충족시킨 것이다.
최윤희는 첫 점프에서 4m, 2차례 도전 끝에 4m20을 넘은 뒤 임은지의 한국기록보다 1cm 높은 4m36에 도전했다. 도움닫기 트랙에 섰다가 갑자기 장대를 바꿔 가뿐히 바를 넘어 2년 2개월 만에 한국기록을 경신했다. 최윤희는 내친김에 4m40에 도전해 2차 시기에서 다시 한번 한국기록을 경신했다. 4m45 도전에는 아쉽게 실패했다. 반면 임은지는 3m80의 기록으로 2위에 그쳐 기나긴 부진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했다.
경기 후 최윤희는 그간의 역경이 주마등처럼 스친 듯 연방 눈물을 훔치며 “오랜만에 기록이 나와서 기쁘다. 실감이 나지 않고 벅차서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을 다시 1인자로 복귀시킨 정범철 코치와 아르카디 시크비라(우크라이나) 코치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1년 6개월 전부터 두 코치에게서 지도를 받은 최윤희는 “기초부터 세세하게 다시 배웠다. 기술과 동작 등이 많이 달라서 감을 잡기 쉽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이렇게 하면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제 완전히 감을 잡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윤희가 밝힌 다음 목표는 4m6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