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데뷔 6년만에 선발 첫 승 서동환, 비에 젖어 눈물에 젖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일 03시 00분


부상-재활… 인고의 세월
3년만에 마운드 올라 감격

흩날리던 비는 폭우로 돌변했다. 두산이 4회초 공격을 앞둔 오후 7시 32분. 경기는 중단됐다. 두산은 3-1로 앞서 있었다. 더그아웃에 있던 두산 선발 서동환(사진)은 두 손을 모아 비가 그치기를 기도했다. 행여 경기가 취소되면 언제 다시 등판할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31일 두산-SK의 문학 경기. 서동환은 2008년 4월 24일 이후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로 나선 건 2006년 7월 9일 이후 처음이다.

다행히 빗줄기는 가늘어졌고 19분 뒤 경기는 속개됐다. 서동환은 5이닝을 3안타 1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 요건을 채웠다. 두산은 이혜천-고창성-이현승-정재훈이 이어 던지며 안타 한 개 허용하지 않은 채 5-1로 경기를 마쳤다. 서동환은 데뷔 이후 첫 선발승이자 5년 1개월 14일 만에 통산 2승째를 신고했다.


서동환은 신일고를 졸업하고 2005년 2차 1라운드 1순위(전체 2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계약금 5억 원을 받을 정도로 거물 신인이었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팔꿈치와 허리를 다치는 통에 수술과 재활을 반복했다. 2005년부터 4시즌 동안 32경기에서 1승 1패에 평균자책 6.88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2008년 8월부터 1년 동안 임의탈퇴 기간을 거쳤고 지난해에도 재활을 했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28일 용병 페르난도를 빼고 서동환을 1군 엔트리에 포함시킨 뒤 선발의 중책을 맡겼고 서동환은 깜짝 호투로 보답했다. 두산은 37일 만에 처음으로 연승을 거두며 잔인했던 5월을 떠나보냈다. 서동환은 “어제 비 소식을 듣고 간절히 기도했다. 경기가 중단됐을 때도 그랬지만 돌이켜보니 비가 오는 동안 쉰 게 도움이 된 것 같다”며 기뻐했다.

LG는 선발 리즈가 7과 3분의 1이닝을 4안타 1실점으로 막고 이병규가 1회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린 데 힘입어 KIA를 4-1로 눌렀다. 롯데는 9회 무사 1, 2루에서 강민호가 끝내기 안타를 터뜨려 넥센을 8-7로 눌렀다. 홈런 선두 롯데 이대호는 1회 시즌 13호 홈런을 날렸다. 삼성은 한화를 3-2로 이겼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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