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오빠에 그 동생…문혜경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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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1일 07시 00분


■ 89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2007년 우승 ‘실명 투혼’ 문대용 동생
단·복식 잡고 문경서중 결승행 견인
“울 오빠 보면서 대표선수 꿈 키웠죠”

울산 동여중 손예은(왼쪽)이 10일 경북 문경 시민정구장에서 열린 제89회 동아일보기 전국 정구대회 여중 단체예선전에서 충북 서원중 윤소라의 볼을 백핸드로 받아치고 있다.
울산 동여중 손예은(왼쪽)이 10일 경북 문경 시민정구장에서 열린 제89회 동아일보기 전국 정구대회 여중 단체예선전에서 충북 서원중 윤소라의 볼을 백핸드로 받아치고 있다.
그 오빠에 그 동생이었다.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에 남자부가 신설된 2007년. 남자 중등부에 출전한 당시 문경중 문대용은 왼쪽 눈이 실명 상태였다. 7세 때 나뭇가지에 찔려 시력을 잃었다. 그래도 그는 눈부신 활약으로 문경중을 단체전 원년 챔피언에 올려놓았다. 그로부터 4년이 흘러 문대용의 네 살 터울 여동생 문혜경(14)이 문경서중을 여자 중등부 결승으로 이끌었다. 10일 경북 문경 시민정구장에서 열린 제89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 문혜경은 무학중과의 단체전 준결승(2단식 3복식)에서 단식과 복식 승리를 휩쓸어 3-0의 완승을 주도했다.

문혜경은 올해 회장기에서 3관왕에 오른 유망주로 이번 대회에서도 3관왕을 노리고 있다. 그의 강점은 안정된 백핸드. 얼굴이 자주 붉어져 홍당무로 불리는 문혜경은 “오빠가 운동하는 걸 보고 재밌을 것 같아 초등학교 3학년 때 정구를 시작했다. 대회를 앞두고 오빠가 공을 쳐 줘 도움이 됐다. 대표선수가 목표”라며 웃었다.

문혜경은 5세 때 아버지가 빗길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시는 아픔을 겪었다. 전북에서 일을 하던 어머니를 대신해 외할머니 밑에서 오빠와 의지하며 성장했다. 문경공고 졸업반이 된 문대용도 이 대회에 출전했으며 일찌감치 인하대 진학이 확정됐다.

남자 중등부에서는 구미 금오중이 홈코트의 문경중을 3-1로 꺾고 1994년 이후 17년 만에 전국대회 정상에 복귀했다. 금오중 우승 주역은 문경중 출신인 3학년 김태민이었다. 중 1때 아버지 직장 관계로 전학을 간 그는 178cm의 장신을 앞세운 강력한 스트로크로 단식과 복식을 모두 따내는 원맨쇼를 펼쳤다.

● 전적(10일)

- 남초 단체 4강
(경북) 점촌중앙초 2 : 0 (경기) 대월초
(전남) 옥곡초 2 : 1 (대전) 둔원초

- 남초 단체 결승
(경북) 점촌중앙초 0 : 2 (전남) 옥곡초

- 여초 단체 결승
(경북) 옥산초 2 : 1 (경북) 모전초

- 남중 단체 4강
(경북) 문경중 3 : 0 (부산) 부산중
(경북) 금오중 3 : 0 (충북) 괴산중

- 남중 결승
(경북) 문경중 1 : 3 (경북) 금오중 *동아일보 대회 첫 우승, 창단 17년 만에 첫 우승

- 여중부 예선경기
조1위 (경북) 문경서중 3 : 0 (충북) 음성여중(조2위)
조1위 (충북) 서원중 3 : 2 (서울) 무학중(조2위)

문경|김종석 동아일보 기자 kjs0123@donga.com
사진|김경제 동아일보 기자 kjk587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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