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야구왕]낮엔 일하고 밤엔 글러브… 실내 연습장 동호인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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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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夜球가 좋다!

사회인 야구 열풍이 불면서 신종 사업인 실내 야구연습장이 함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경기 광주시의 한 실내 야구연습장을 찾은 회원이 배팅 연습을 하고 있다. 야구학당 제공
사회인 야구 열풍이 불면서 신종 사업인 실내 야구연습장이 함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경기 광주시의 한 실내 야구연습장을 찾은 회원이 배팅 연습을 하고 있다. 야구학당 제공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실내 야구연습장. 평일 밤이지만 야구 배트를 휘두르는 20여 명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마치 헬스장이나 실내 골프연습장을 방불케 하는 열기다.

사회인 야구 4년차로 ‘오레곤덕스’ 팀에서 뛰고 있는 이종구 씨(33·유통업)는 일주일에 두세 번 이곳에 들러 땀을 흘린다. “입문 후 5개월 가까이 대주자로만 뛰니 오기가 생겨 평일에도 연습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은 주말까지 기다리기 힘들어 나온다.”

실내 야구연습장이 사회인 야구 열풍을 타고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늘기 시작해 현재 서울 경기 지역에서만 40여 곳이 성업 중이다. ‘주말에 하는 야구’에서 ‘평일에도 하는 야구’로 풍속도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실내 야구연습장은 동전을 넣고 피칭머신에서 나오는 공을 치는 간이 야구연습장 정도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푸른 인조잔디에 이동식 마운드, 티배팅 기구, 전신거울까지 갖춘 프로 구단의 전용 실내연습장 버금가는 시설과 규모를 자랑하는 곳도 많다. 야구 기본기, 체력훈련에 프로 출신 코치의 타격과 피칭 레슨도 이뤄진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연희 베이스볼 아카데미’에서는 펑고 훈련이 한창이었다. 인하대 선수 출신인 박민호 코치(27)가 구석구석 쳐 주는 공을 수강생들은 몸을 날려 받아냈다. 공을 놓치면 어김없이 팔굽혀펴기 10회의 벌이 주어졌다. 90kg에 육박하는 몸매의 송지윤 씨(38·회사원)가 다이빙 캐치로 땅볼을 잡아내자 동료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송 씨는 “한 달 전 3연타석 삼진을 당한 뒤 스트레스를 받다가 과감히 등록했다. 전문 코치들이 체계적이고 강도 높게 훈련을 시키기 때문에 실력도 기분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도심 지역의 실내 야구연습장이 주로 지하에 있는 반면 서울 외곽에는 좀 더 넓고 쾌적한 전문 연습장들이 들어서고 있다. 경기 김포시 통진읍에 위치한 ‘메이저 실내 야구연습장’이 대표적이다. 공장을 개조해 만든 이 연습장은 160평의 넓은 공간에 기둥이 없고 천장이 아파트 2층 높이(약 7m)보다 높다. 프로야구 한화의 실내훈련장인 일승관과 비슷한 규모다. 동아대에서 2루수로 뛰었던 이상은 사장(38)은 “전문 야구선수 훈련지로도 손색이 없어 서울에서도 찾는 회원이 많다”고 말했다.

사회인 야구 붐은 전직 야구인의 실내 야구연습장 건립 의지도 북돋고 있다. 서정환 전 KIA 감독(56)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야구파크’를 경기 여주군에 짓고 있다. 정식 규격 야구장 4면에 실내 야구연습장, 야영장까지 갖춘 2만여 평에 이르는 종합야구타운이다. 지난달 19일 제1구장이 완공됐고 이달 중 실내 야구연습장도 연다. 지난달 23일엔 ‘서정환 사회인 야구리그’도 시작됐다.

서 전 감독은 “사회인 야구 붐은 폭발적인데 공간은 부족한 실정이다. 사회인 야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야구파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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