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적 매너’ 박수 받은 농구 패장 강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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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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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졌지만 아무도 그를 비난할 수 없었다. 허재 감독(46)과의 명승부를 아름답게 마무리하며 동부의 준우승을 이끈 강동희 감독(45·사진). 패배가 결정된 뒤 송구스러운 마음에 원정 응원을 온 원주 팬들에게 고개 숙이자 팬들은 오히려 박수로 화답했다.

이번 챔피언전은 실과 바늘처럼 절친한 선후배 허재와 강동희의 대결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명승부를 기대하는 팬들의 기대를 잘 아는 두 감독은 시리즈 시작 전부터 페어플레이를 다짐했다.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도 자제하기로 했다. ‘허재 vs 강동희’ 흥행카드로 조성된 축제의 장에 찬물을 끼얹지 말자는 의미였다. 실제로 동부는 판정에서 여러 차례 불이익을 받았다는 주위의 목소리가 높았으나 오히려 강 감독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5차전 종료 직전 승부를 가른 강병현의 3점슛과 크리스 다니엘스의 추가 자유투로 인한 ‘4점 플레이’에 대해 충분히 억울해할 수도 있었다. 평생 한 번 오기 힘든 우승의 길목이었지만 강 감독은 최대한 격식을 차려 신사적으로 대응했다. 실제로 당시 상황은 2승 2패로 맞섰던 두 팀의 우승 향배를 갈랐다. 6차전 4쿼터 심판의 석연찮은 김주성의 5반칙 선언 때도 강 감독은 차분하게 대응했다. 대의를 위해 신의를 지킨 강 감독이 빛나는 대목이다. 강 감독은 매너뿐 아니라 지도력도 인정받았다. 프로 감독 데뷔 2년 만에 팀을 챔피언전으로 이끌며 명장 반열에 오를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챔피언전에서는 KCC가 압승을 거둘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1, 3차전을 잡으며 시리즈 초반을 주도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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