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6R 핫 이슈] 윤-지 사커돌 대결…둘 다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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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8일 07시 00분


윤빛가람 1도움…중거리슛 맹활약
지동원 PK 유도…팀 승리 이끌어
윤 “동원이 이겼다” 지 “만족 못해”

윤빛가람-지동원. 스포츠동아DB
윤빛가람-지동원. 스포츠동아DB
K리그 6라운드의 관심의 초점은 경남FC 윤빛가람(21)과 전남 드래곤즈 지동원(20)의 맞대결이었다.

17일 창원축구센터의 스탠드를 메운 7319명의 팬들은 작년 신인왕 대결부터 시작된 축구 신성들의 선의의 경쟁에 열렬히 환호했다. 결과는 인디오가 두 골을 넣은 전남의 2-1 역전승으로 막을 내렸지만 윤빛가람은 올 시즌 첫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지동원도 동점 골 페널티킥을 유도해 벤치를 만족시켰다.

● 친해도 승부는 승부

둘은 절친한 사이다. 경기 전날(16일) 밤에도 서로 전화통화를 했다. 내용은 특별할 게 없다. “내일 살살 뛰어라” “왜 자꾸 주위에서 우리 둘을 엮지?” 등 뻔한 얘기만 주고받았을 뿐.

하지만 정말 그럴까. 주위의 기대감을 너무도 잘 알기에 부담이 컸다. 굳이 의식하려 하지 않지만 솔직히 필드에서는 이기고픈 욕심은 당연지사.

윤빛가람은 “동원이는 항상 나랑 전화할 때면 아프다는 얘기만 한다. 미안하지만 시즌 첫 득점은 다음 라운드로 미루게 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본의 아니게 ‘연막작전 소심남’이 된 지동원도 지지 않고, 한 마디를 던졌다. “가람이 형이 어떻게 하든, 내 플레이만 하면 된다.”

● 진짜 승자는 없다?

윤빛가람은 4-2-3-1 포메이션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격했고, 지동원은 이종호와 투 톱으로 나섰다.

분위기는 뜨거웠다. 홈 팀 서포터스는 대개 ‘윤빛가람 8번’이 새겨진 레플리카를 걸치고 있었고, 원정 서포터스는 ‘지동원 10번’ 유니폼이 많아 보였다. 여고생 팬들도 자지러지는 괴성(?)으로 오빠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먼저 ‘장군’을 날린 쪽은 윤빛가람.

스리백의 전남 수비진이 불안한 틈을 놓치지 않았다. 날카로운 패싱으로 상대 벤치의 간담을 서늘케 하던 윤빛가람은 전반 31분 드디어 시즌 1호 도움을 달성했다.

중원 한복판에서 문전 왼쪽으로 크게 넘긴 볼을 전방을 파고든 김인한이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했다. 사기가 오른 윤빛가람은 34분에도 강한 중거리 슛을 때렸다. 수비 맞고 굴절된 볼을 윤일록이 헤딩슛까지 시도했으나 아쉽게 불발.

그러나 지동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전반 23분 첫 번째 슛을 날리며 감각을 조율한 지동원은 후반 27분 볼을 등지고 받으려다 상대 미드필더 정다훤에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멍군’을 불렀다. 인디오가 성공시켜 동점이 됐다.

“내심 차고 싶었는데, 워낙 인디오의 PK 감각이 좋았다”는 게 지동원의 설명.

● 엇갈린 명암. 그래도…

경기 후 결과가 결과인지라 표정은 정 반대였다.

조금 침울한 윤빛가람은 “직접 골 맛을 보는 것보다 내 패스를 동료들이 골로 연결하는 짜릿함이 좋다”면서도 “일단 전남이 이겼으니 동원이의 손을 들어주겠다”고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지동원도 만족스럽지 못한 건 사실이었다.

“만족한 적은 없다. 팀을 위해 좀 더 뛰었어야 하는데, 적극성이 부족했다. 전반을 마치고 라커룸에 들어갈 때 어떤 팬이 ‘그렇게 뛰고도 네가 국가대표냐’고 외치더라. 좋은 자극이 됐다.”

창원|남장현 기자(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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