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 박경수가 안지만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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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8일 07시 00분


코멘트

Q1.마운드 오를때 힙합스타일 모자 쓰게 된 이유는?

“누가 더 바보 같이 쓰나 영식이 형과 내기…”

릴레이인터뷰 마지막 주인공인 삼성 안지만. 올 시즌 불펜에서 선발로 돌아서는 안지만은 LG 박경수의 ‘보직이 바뀌는데 느낌이 어떠냐’는 질문에 “자신있다”며 선발로도 성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스포츠동아 DB]
릴레이인터뷰 마지막 주인공인 삼성 안지만. 올 시즌 불펜에서 선발로 돌아서는 안지만은 LG 박경수의 ‘보직이 바뀌는데 느낌이 어떠냐’는 질문에 “자신있다”며 선발로도 성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스포츠동아 DB]
Q2. 선발 맡았는데 목표는 뭐죠 ?

프로야구 최초 퍼펙트게임 주인공
최고는 깨지지만, 최초는 남잖아!

Q3. 여친 상당히 미인이신데 결혼은?

경수 네 여자친구도 ‘한미모’하던데
7년째 사귀는 그녀와 내년엔 꼭 예식

‘릴레이 인터뷰’를 마치며…

《스포츠동아가 지난 시즌 개막과 동시에 시작한 ‘릴레이인터뷰’는 LG 박경수(27)가 삼성 안지만(28)에게 묻는 것으로 막을 내립니다. 선수가 선수에게 묻고, 질문을 받은 선수는 또 다른 선수에게 질문을 하는 릴레이인터뷰는 지난해 4월 5일자 ‘홍성흔이 김현수에게 묻다’를 시작으로 1년간 총 45회가 진행된 가운데 롯데 로이스터 감독과 SK 이만수 코치까지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선수들은 기자가 물어보기 힘든 부분까지 동료 선수에게 질문해 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전했습니다. 또한 진행 순서를 보면 선수끼리의 친분 관계도 한 눈에 읽을 수 있었습니다.

스포츠동아는 2011시즌을 맞아 릴레이인터뷰를 대신한 신개념의 ‘트윗인터뷰’를 마련했습니다. 이번에는 팬들이 선수에게 묻고, 선수가 대답하는 방식입니다. 최근 우리 사회에 ‘소통’이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스포츠동아가 스프링캠프에서 처음 시도해 이미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확인한 트윗인터뷰는 바로 선수와 팬들 사이에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스포츠동아 기자들의 트위터를 통해 팬들의 질문을 받고, 그 질문에 대해 선수들이 성심성의껏 답변을 하게 됩니다. 이번 트윗인터뷰의 주인공은 ‘대한민국 에이스’ 한화 류현진입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애피타이저


○박경수가 안지만에게

지만이형, 쑥스럽지만 릴레이인터뷰 대상자로 형을 선택했어요. 올 시즌 준비는 잘 하고 계신가요? 형하고는 특별한 연줄도 없는데, 프로에 들어온 뒤에 이상하게 친해지게 됐어요. 고등학교 때 처음 만났는데, 저는 성남고 1학년이었고 형은 대구상고(현 상원고) 2학년이었죠. 청룡기 결승 때 형이 선발투수로 나서고, 저는 1번타자였잖아요. 기억 나세요? 제가 삼진을 당했는데. 하하. 프로에 온 뒤에 형이 먼저 저에게 전화를 하면서 갑자기 친해지게 됐어요. 언제나 후배인 저를 먼저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아시안게임 금메달 딴 거 늦었지만 정말 축하해요. 앞으로 계속 좋은 일만 생길 것 같아 부럽기도 하고 좋기도 하네요. 부상 조심하시고 올해 둘 다 같이 잘해서 서로 웃으면서 봤으면 좋겠습니다.

○안지만이 박경수에게

잘 지내지? 나도 고등학교 때 청룡기 결승 때 만난 기억이 난다. 성남고에 2학년이었던 고영민하고 1학년이었던 너하고 전국에서 알아주는 키스톤 콤비였잖아. 나도 그때는 주로 2루수하고 3루수를 봤는데 당시 같은 내야수 입장에서 야구 잘하는 경수가 부러웠다. 그때 고영민-박경수 콤비는 신문에도 날 정도였잖아. 경수가 1년 후배지만 내가 좋아했던 선수라 프로에 들어온 뒤에도 연락을 했던 거야. 한 살차라 친구처럼 대해도 되는데 항상 깍듯이 대해 주니까 나로서는 더 고맙다. 경수는 항상 부상 등으로 고비를 잘 못 넘겼는데, 올해는 정말 경수도 잘 되고 나도 잘 돼 시즌 후 기분 좋게 만나 술 한 잔 했으면 좋겠다.-형, 마운드에 오를 때 모자를 왜 힙합스타일로 쓰는지 궁금해요. 진짜 이유가 뭐예요?

“롯데랑 게임을 했는데 (강)영식이 형이 제안하면서 그렇게 됐어. 둘 다 중간계투였는데, 영식이 형이‘누가 더 바보 같이 모자 쓰고 마운드에 나가는지 내기하자’고 해서 그날 모자를 그렇게 쓰고 나갔다. 그날 영식이 형은 바보 같이 안 쓰는 바람에 나만 바보가 됐지. 하하. 그런데 오히려 주변 반응이 더 좋더라고. 용병들까지 괜찮다고 하고. 그때부터 내 트레이드마크가 돼버렸지. 그 전까지 골수 야구팬이 아니고서는 안지만이라고 해도 잘 못 알아봤는데, 이젠 사람들이 ‘안지만’ 하면 ‘아∼. 모자 삐딱하게 쓰는 그 선수’라면서 바로 알아주더라고. 물론 이젠 야구도 좀 하니까 더 알아주는 것일 수도 있지만. 하하. 하여튼 모자는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쓰려고 한다.”

-보직이 중간에서 선발로 바뀌는 것 같은데, 느낌이 어때요?

“개인적으로는 선발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런 기회가 와서 좋지. 그동안 기회가 와도 매번 실패했는데, 올해는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자신도 있다. 중간계투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력투구잖아. 그런데 시범경기 때 선발로 나가 보니 위기가 되면 나도 모르게 습관이 돼서 그런지 일단 안 맞아야 된다는 생각부터 들더라고. 힘으로 붙다가 맞기도 하고. 선발투수는 길게 던져야하기 때문에 힘 안배가 중요하잖아. 위기 때도 컨트롤로 타자를 잡을 수 있는 요령이 필요한 것 같아. 던지면서 느꼈다. 다만 중간으로 뛸 때는 매 경기 나가지만, 선발은 5일이나 6일에 한번 나가니까 좀 아쉽기도 해. 모자 삐딱하게 쓰는 모습도 자주 보여줄 수 없고. 하하.”

-선발투수라서 목표도 새롭게 정했을 것 같은데요. 올해 개인적인 목표는 뭔지 궁금합니다.

“우선 팀에 악영향을 안 끼쳐야지. 선발 로테이션 거르지 않고 꼬박꼬박 던져야지. 개인적으로 욕심나는 기록은 있다.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퍼펙트게임 주인공! 하하. 꿈도 야무지지? 그렇지만 최고 기록은 언젠가는 깨져도 최초 기록은 영원히 남잖아. 야구사에 내 이름 한번 남기고 싶다.”

-여자친구가 상당히 미인이신데, 군대도 면제받았는데 언제쯤 결혼하실 거예요?

“경수 여자친구도 내가 봤지만 미인이잖아. 하하. 원래는 올 시즌 후 결혼할 계획이었는데, 4주 군사훈련이 잡혀 있어서 내년 시즌 후로 미뤘다. 여자친구는 영식이 형 소개로 2005년에 만났으니 올해로 7년째다. 여자친구가 7년 기다렸는데, 1년 더 못 기다리겠냐? 넌 언제 결혼할 거냐? 그래도 너보다는 내가 먼저 해야지.”

-형하고 상대할 때 제가 안타 하나씩은 친 것 같은데, 제가 타석에 들어서면 형은 어떤 생각이 들어요?

“‘이번에는 잡아야지’라는 생각부터 한다. 넌 날 볼 때마다 ‘살살 던져라’ 그러는데 난 너만 보면 전력투구 한다. 그런데도 많이 맞았다. 밖에서는 형 동생 하며 지내는 사이지만, 그라운드에서는 봐 줄 생각 없다. 내 밥줄이잖아.”

-요즘 멘토라는 단어가 유행하잖아요. 형의 멘토는 누구인지 궁금해요.

“정신적으로는 (정)현욱이 형. 좋은 얘기도 많이 해주고 아는 게 많은 분이야. 야구 스타일로 보면 (임)창용이 형. 투구폼을 보면 정말 탄력 있게 잘 던지잖아. 많이 따라하려고 노력했어. 탁구나 당구를 쳐도 내가 게임도 안 되는데 창용이 형 따라가려고 많이 붙었어.”

-형은 프로에 들어온 뒤 한동안 최경량 선수였잖아요. 고교 시절에도 저보다 체격이 작았던 것 같은데, 어떻게 살이 붙었어요? 배도 나온 것 같더라고요. 하하. 그래서 공 스피드도 더 빨라진 것 같지만….


“프로 처음 들어올 때 몸무게가 61kg이었는데, 등록은 65kg으로 했지. 하하. 많이 먹었어. 경산 밥 맛있으니까. 하루에 4끼, 5끼씩 먹고 꾸준히 운동하다보니까 체중이 불더라. 배는 찌우려고 찌운 게 아니고. 야식과 술자리에서 안주 많이 먹다보니 그렇게 됐어. 그런데 체중이 늘면서 볼 스피드가 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렇다면 씨름 선수들은 150km, 160km 던지게? 순발력이나 탄력이 더 중요한 것 같아. 공을 던지는 요령을 터득했다고 할까?”

-형은 여러 종류의 공을 던지는데, 어떤 공에 가장 자신이 있어요? 또 보완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요?

“남들이 볼 때는 날 어떻게 볼지 모르지만 사실 난 손재주가 없어 변화구가 많지 않아. 그래서 제일 자신 있는 공은 몸쪽 직구. 중간계투로 뛸 때는 직구 슬라이더 2개만 주로 던지면서 간간이 커브를 섞었는데, 올해 선발로 뛰어야하니까 체인지업 투심도 던져야지. 변화구 개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컨트롤이 중요하잖아. 변화구도 던지고 싶은 데로 던질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해야지.” <끝>

정리 |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팬들이 묻고 선수가 답하는 ‘트윗 인터뷰’가 다음주부터 연재됩니다. 이번 주인공은 ‘국민 에이스’ 류현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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