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안산에서 시작된 신한은행과 신세계의 여자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는 골리앗 대결이 승부를 가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국내 최장신인 신한은행 센터 하은주(202cm)를 신세계의 강지숙(198cm), 김계령(190cm), 허윤자(183cm) 등이 얼마나 잘 막느냐가 관건이라는 것.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가 될 신한은행의 5년 연속 통합우승을 막을 팀으로 센터 자원이 풍부한 신세계가 주목됐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양 팀 사령탑의 생각은 달랐다. 임 감독은 “하은주는 지능적으로 팀에 기여하는 선수다. 상대 수비가 집중될 때 생기는 공간을 김단비, 이연화, 최윤아 등이 잘 이용할 것을 주문했다”며 빠른 농구를 암시했다.
임 감독의 판단은 적중했다. 신한은행은 속공을 앞세워 101-82로 대승을 주도했다. 김단비는 1쿼터부터 신세계의 골밑을 적극적으로 파고들며 임 감독의 작전을 100% 소화했다. 최윤아, 이연화 등과의 빠른 패스 플레이를 바탕으로 전반에만 17점을 쓸어 담으며 52-35의 리드를 이끌었다. 김단비는 후반에도 연달아 슛을 성공시키는 등 이날 양 팀 최다인 27점을 올렸다. 김단비는 “정선민 언니가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결장했기 때문에 한 발이라도 더 뛰자고 생각했다. 자신 있게 골밑 슛을 쏘면 언니들이 리바운드해 줄 것이라 믿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김단비뿐 아니라 강영숙(19득점), 전주원(11득점) 등 고참들이 제몫을 해 이번 시즌 처음으로 100점을 넘었다. 임 감독은 “경기 초반 강영숙을 싱글 포스트로 놓고 단신 4명을 투입해 스피드로 승부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2차전은 18일 부천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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