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 스페셜] 안방구멍 SK “최동수, 네 능력을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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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7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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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완 복귀 불투명…정상호도 부상
2군 포수들 불안감에 야신, 대안 지목
빌린 장비로 안정적 포구·도루 저지

SK 최동수. 스포츠동아DB.
SK 최동수. 스포츠동아DB.
시범경기 한화전 포수 컴백 속사정

“10년쯤 됐나 봐요.”

SK 최동수(40)가 말했다. 16일 한화와의 대전 시범경기에 앞서 20여분간 포수훈련을 소화한 직후였다. 포수 미트와 마스크를 손에 든 그는 “감독님께서 포수로 준비하라는 지령을 내리셨다. 박경완과 정상호의 부재 때문에 많이 답답하신 모양”이라고 했다.

최동수는 1994년 LG에 포수로 입단했지만 2002년부터 내야수로 전업했다. 포수로 나선 1군 경기는 통산 45경기뿐. 그는 “LG 포수들이 워낙 쟁쟁해서 내가 나설 기회가 없었다”며 “(포수훈련이) 그래도 내게 나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굳어 있던 골반을 운동시키는 계기도 됐다”며 웃었다.

○결국 박경완의 부재가 문제

SK 김성근 감독은 최고참 야수 최동수에게 10년 만에 포수훈련을 시킨 이유를 묻자 “내보낼 사람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사람’의 핵심은 당연히 국내 최고의 베테랑 포수 박경완. 올해 한국 나이로 40세인 박경완은 지난해 11월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고 재활중인데, 설상가상으로 오키나와에서 재활속도가 더뎌졌다. 현재 상태로는 개막전 복귀가 불투명하다. SK 트레이닝팀은 “5월은 돼야 완전히 몸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물론 중요한 건 박경완의 의지다. “무조건 개막전에는 나가겠다”고 고집하고 있다. 자신이 없는 팀이 어떻게 다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다. 박경완은 지난해에도 ‘경기에 나설 수 없는 몸상태’로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광저우아시안게임까지 소화했다. 복귀가 앞당겨질 수도 있는 이유다.

○정상호도 허리통증…대안은 최동수뿐?

그러나 박경완이 끝내 4월에 복귀할 수 없는 경우가 문제다. 1순위 백업포수 정상호도 아직 허리통증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15일 경기에서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을 때려낼 만큼 타격감은 올라왔지만 수비 때문에 2이닝만 소화한 뒤 김정남으로 교체됐다.

스스로도 “앉아서 수비하는 것은 아직 힘들다”고 했다. 또 다른 포수 김정남과 최경철은 1군 안방마님감으로는 아직 무리가 있다. 포수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김성근 감독으로선 골치가 아플 수밖에. 그러다 떠올린 대안이 성실하기로 소문난 최동수다.

최동수는 이날 3회부터 선발 포수 최경철과 교체돼 홈에 앉았다. 10년 만에 처음이다. 갑작스러운 포수 출장이라 정상호의 장비와 세리자와 배터리코치의 미트를 사용했다. 또 엄정욱과 정우람의 공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받아냈고, 4회 1사 1루서 한화 한상훈의 도루를 저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마도 SK는 정규시즌에도 최동수가 포수 마스크를 쓰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만을 바랄 듯하다. 그 첫 번째 조건이 바로 박경완의 복귀다.대전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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