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팔 유창식, 일단 불펜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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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1일 07시 00분


한화 한대화 감독, 루키 부담 덜어주기
“시즌초반 몸만들기 주력…선발로 안써”

한화 유창식. 사진제공=한화이글스
한화 유창식. 사진제공=한화이글스
천천히, 차근차근, 조심스럽게 한 발짝씩 앞으로. ‘특급 신인’ 유창식(19)을 대하는 한화의 마음가짐이다. 팀의 미래를 짊어질 재목이라 여기기에 더 그렇다.

올해 전체 1순위 신인인 유창식은 7억원이라는 파격적인 계약금을 받은 기대주다. 자연스럽게 한화는 물론 프로야구 전체의 시선이 쏠려 있다. 하지만 마무리 훈련 때 어깨 염증이 발견돼 하와이 전지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오키나와에서 실전 투구를 하긴 했지만 1이닝씩 두 차례 던진 게 전부다. 따라서 한화 한대화 감독은 “신인인데다 아직 공을 오래 던질 수 있을 만큼 몸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처음부터 선발로 내보낼 생각은 없다. 몸이 완전히 올라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에는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는 유창식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뜻이다.

고교 시절 150km에 육박하는 직구를 뿌렸지만, 현재 구속은 140km대 초반에 불과하다. 슬라이더 외에 다른 변화구도 익혀야 한다. 코칭스태프도 “천천히 시간을 들여 만들어 가야 하는 선수”라면서 무리한 출발을 강요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 감독은 무엇보다 ‘류현진급’ 돌풍을 기대하는 시선에 대해 “무리가 있다”고 했다. 류현진은 입단 당시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지 못한 데다 송진우 문동환 구대성 정민철 등 대선배들과 함께 신인 시절을 보냈다. 24세의 류현진이 마운드를 떠받치고 있는 현재의 한화와는 당연히 달랐다.

오히려 유창식의 상황은 2007년 입단한 SK 김광현과 비슷하다. 김광현은 당시 “류현진을 능가하는 고교 최대어”라는 평가 속에 5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화려하게 입단했지만, 엄청난 기대가 결국 독으로 작용해 3승에 그쳤다.

따라서 한화는 유창식에게 지나친 부담을 주지 않는 쪽을 택했다. ‘7억 신인’을 향한 조급한 욕심을 버리고‘미래의 기둥’이 더 단단해지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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