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7 vs 반대 1…9구단 대세론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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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9일 07시 00분


■ 이사회의 재구성

1차 이사회 때의 딱딱한 분위기와는 달랐다. 몇몇 구단에게 사전 협조를 구한 KBO의 작전이 잘 맞아떨어진 결과다. KBO 이상일 사무총장은 이사회 직후 “엔씨소프트를 제9구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1차 이사회 때의 딱딱한 분위기와는 달랐다. 몇몇 구단에게 사전 협조를 구한 KBO의 작전이 잘 맞아떨어진 결과다. KBO 이상일 사무총장은 이사회 직후 “엔씨소프트를 제9구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롯데 제외 전구단 찬성의사 밝혀
KBO 의도대로 속전속결 탕탕탕!
선수수급은 단장회의서 논의키로
속전속결. 9구단 대세론의 파고가 이사회 분위기를 압도했다.

8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2011년 2차 이사회. 이사회 시작(오전9시)보다 15분 앞서 도착한 SK 신영철 사장, 두산 김진 사장, 삼성 김인 사장이 담소를 나눴다. 9시 정각. 8개 구단 사장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고, 이사회가 시작됐다.

○대세론 파도에 휩쓸린 롯데

A구단 사장은 “KBO가 준비를 많이 한 듯 보였다. 회의 시작부터 진행에 지지부진함이 없었다”고 했다. 이미 몇몇 구단에 협조를 구하며 정지작업을 탄탄히 한 KBO의 의도대로 흐른 것이다. 특히, 2∼3개 구단 사장이 9구단 창단에 대한 강력한 찬성의 의사를 밝히며 논의를 주도했다. 롯데 장병수 사장은 그 간의 논리를 반복했지만, 이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B구단 사장은 “롯데가 ‘신규구단은 회사규모 10조 이상, 30대 대기업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7대1의 수적열세가 선명했다.

A구단 사장은 “표결까지 가지 말자는 분위기가 있었다. 유영구 총재가 제시한 안에 동의와 재청을 하는 식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안은 수정됐다. 우선 모기업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조건은 ‘자기자본 순이익율 10% 이상’과 ‘당기 순이익 1000억원 이상’모두를 충족시켜야 하는 것에서, 하나만 충족해도 무방한 것으로 완화됐다. 진입장벽을 더 높이려는 롯데의 의도와는 정반대의 흐름이었다. 반면, 신규구단의 연고지 인구에 대한 조건은 60만 명 이상에서 100만 명 이상으로 강화됐다. 현재 인구 100만 이상 도시 중 프로야구 팀이 없는 곳은 성남과 수원, 울산 뿐이다.

○‘난항예상’ 선수수급문제는 단장회의로

이로써 이사회는 신규구단의 가입조건을 확정하고, 제9구단 우선협상자 지정은 KBO에 위임했다. 가입조건이 엔씨소프트와 창원시를 염두에 둔 것이었던 만큼, 사실상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 입성이 확정된 셈이다. 하지만 선수수급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 다만 KBO는 사장단에 선수수급에 대한 안을 전달했다. 이 안에는‘제9구단이 2012∼2013시즌까지 2군에서 뛰고, 2014시즌부터 1군에 진출한다. 2013시즌 종료 후 8개 구단은 보호선수(1차20명·2차25명)를 제외한 2명씩을 신생구단에 내주고, 제9구단은 구단별로 15억의 보상금을 지불한다. 2013시즌 1∼4위 팀은 2명 외에 추가로 1명을 더 제9구단에 내주고, 5억원의 보상금을 받는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존구단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선수수급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실무회의(단장회의)에서는 또 한 번 난항이 예상된다. C 사장은 “이 날의 중대사안은 가입조건 확정이었기 때문에 선수수급 문제는 큰 관심이 없었다”고 했다.

1시간 50분간의 이사회가 종료된 후, 참석자들은 차 한 잔을 하며 가벼운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롯데 장병수 사장은 이후 일정을 이유로 일찍 자리를 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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